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한 달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신규 확진자는 '광복절 연휴'의 영향으로 2주 만에 1400명을 밑돌았다. 다만, 평일에 비해 진단검사가 수만 건 이상 줄어든 결과임을 고려할 때 실제 확산세의 감소로 보기는 어렵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17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73명 늘어 총 22만 6854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일요일 집계 기준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던 전날(1556명·15일 집계)보다 183명이 줄어든 수치다. 1200명의 환자가 나왔던 지난 3일 이후 2주 만에 1300명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대체공휴일이었던 전날까지 사흘 간 이어진 연휴의 영향임을 감안할 때 실제 확진규모가 줄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날 이뤄진 진단검사 건수는 총 10만 9057건으로 평일이었던 지난 13일 집계치(14일 발표·16만 8139건)보다 5만 9082건이나 적다.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의심환자도 2만 건 가까이(1만 9114건)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방역당국은 이번 연휴를 4차 대유행의 '고비'로 여러 차례 지목해왔다. 연휴기간의 이동 등이 확산세에 미친 영향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금주 후반의 추이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7일(1212명)부터 42일째 네 자릿수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의 전파경로는 국내 발생이 1323명, 해외유입이 50명으로 확인됐다.
국내 지역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361명 △부산 65명 △대구 45명 △인천 77명 △광주 17명 △대전 33명 △울산 21명 △세종 3명 △경기 372명 △강원 23명 △충북 43명 △충남 42명 △전북 22명 △전남 22명 △경북 37명 △경남 103명 △제주 37명 등이다.
역대 최다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 11일부터 닷새 연속 1천명대 환자가 속출했던 수도권은 전날(857명)부터 810명이 확진된 이날까지 이틀째 800명대를 유지했다. 전체 대비 61.22%의 비율이다.
한때 800명에 육박했던 비수도권 지역의 확진자는 연휴기간 600명대로 떨어진 이후 이날 513명까지 하락했다. 다만, 지역발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77%로 여전히 40%에 근접한 수준이다.
해외유입 사례(50명)는 입국 당시 검역을 통해 14명이 확진됐고, 입국 이후 지자체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환자가 3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입 추정국가는 △키르기스스탄 3명 △인도네시아 4명 △우즈베키스탄 4명 △일본 2명 등 중국 외 아시아 지역이 20명, △터키 15명 △영국 2명 △이탈리아 1명 △리투아니아 1명 등 유럽 지역이 19명, △미국 6명 △멕시코 1명 △푸에르토리코 1명 등 미주지역이 8명, △케냐 1명 △탄자니아 1명 △모로코 1명 등 아프리카 지역이 3명으로 조사됐다. 국적별로 내국인이 31명, 외국인이 19명이다.
방역당국의 완치판정을 받고 퇴원한 환자는 1026명이 늘어 누적 19만 7224명(86.94%)이 격리해제됐다. 생활치료센터 및 의료기관에서 격리치료 중인 환자는 341명이 증가해 2만 7457명으로 집계됐다.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등의 치료를 받는 위중증 환자는 1명이 늘어 354명이다. 연일 네 자릿수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국내 위중증 환자는 300명을 넘긴 지난달 31일(317명)부터 18일째 3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사망자는 하루 사이 6명이 추가돼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숨진 국내 환자는 모두 2173명(치명률 0.96%)이다.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의심환자는 3만 2200명으로 파악됐다. 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5만 9814명이 검사를 받고 201명이 확진됐다. 비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는 총 1만 7043건의 진단검사를 통해 90명의 확진자를 발견했다.
한편, 정부는 연휴 직후 업무에 복귀하는 직장인들이 적극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권고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많은 국민들이 휴가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지금부터가 4차 유행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며 "각 사업장에서는 휴가를 다녀온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배려하고 재택근무를 확대 시행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가철과 연휴기간 사회적 이동량이 많았다. 바이러스 확산세를 막기 위해서는 숨어있는 감염원을 발 빠르게 찾아내야 한다"며 현재 수도권 진입 휴게소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를 두고 "시민들의 이동이 잦은 역사, 터미널 등에 검사소를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질병청과 해당 지자체가 함께 검토해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