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에 평화롭게 정권을 이양하겠다"며 사실상 항복을 선언했다.
탈레반은 "정부와 평화적 항복을 놓고 협상중"이라고 밝혔고 협상단이 대통령 궁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내무부 장관은 15일 "탈레반에 평화롭게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아프간 정부 관계자도 AP통신에 "탈레반 협상단이 권력 인수 준비를 위해 대통령궁으로 이동 중"이라며 이 협상의 목표는 탈레반에 평화롭게 정부을 넘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아프간 전 지역을 사실상 장악한 뒤 이날 마지막 남은 카불 외곽 경계 지역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아프간 내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탈레반이 카불의 사방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고, AP통신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카불 내의 칼라칸 지구, 카라바그 지구 등에 탈레반이 있다며 "아직 전투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탈레반의 대외 창구가 있는 카타르 도하 정치사무소의 지도자는 "카불 시내에서 폭력을 행사하지 말고 탈출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안전한 길을 허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하지만 현지 주민은 일부 탈레반이 마찰 없이 카불로 들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탈레반 측은 카불을 무력으로 점령할 계획이 없다며 아프간 정부가 '평화적으로 항복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평화협상 미국 특사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고위 관료와 긴급 대책 회의를 가졌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앞서 탈레반은 지난 12일 카불 남서쪽 150㎞ 지점의 거점 도시 가즈니(가즈니주 주도)를 차지했고, 다음날 카불에서 50㎞ 떨어진 로가르주의 주도 풀-이-알람까지 점령하며 수도권을 압박했다.
탈레반은 현재 카불을 제외한 주요 도시와 국경 초소를 모두 장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