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림의 날'…文대통령 "할머니들께서 역사를 바꿔 오셨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 영상으로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14일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이라는 국제사회의 원칙과 규범을 확고히 지키며, 한 분 한 분의 명예가 회복되고 마음의 상처가 아물 수 있도록 소통하고 지원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영상으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모든 할머니들이 살아계실 때 한을 풀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에 등록된 240명의 피해자 할머니 중 14명만이 생존한 상태다.

문 대통령은 먼저 일본군의 만행을 첫 증언한 김학순 할머니를 떠올렸다. 30년 전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 날이다. 문 대통령은 "고 김학순 할머니께서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지 30년이 됐다"며 "김학순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 할머니들은 가슴에 묻어온 고통을 증언했고, 우리는 할머니들을 통해 결코 잊을 수 없는 역사를 성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인간의 존엄과 권리를 지키는 일이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공동체의 발전과 사회의 성숙 역시 피해자의 아픔을 보듬는 일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우리는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내외 법정과 증언장에서 울려 퍼진 할머니들의 증언은 여성의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논의를 크게 진전시켰다"며 "할머니들께서 역사를 바꿔 오셨다"고 평가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져 있는 평화의 소녀상 모습.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생전에 최초로 피해 사실을 증언한 것을 기리기 위해 2012년 12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서 8월 14일로 정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특히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 불행한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는 일"이라며 "할머니들의 증언과 시민사회, 학계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역사적 진실의 토대 위에 용서와 화해의 미래가 꽃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기록물의 발굴부터 연구와 보존, 전시의 추진까지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미래세대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배우고 이해할 수 있도록 피해자 증언의 번역과 발간사업에 더욱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또 문 대통령은 다음날이 광복절인 점을 언급하며 "할머니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아픔을 치유하는 일은 한 사람의 광복을 이루는 것이며,'완전한 광복'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길"이라며 "우리에게 인권과 평화를 향한 희망과 용기,연대와 포용이라는 위대한 유산을 물려준 할머니들께 경의를 표하며,부디 오래도록 건강하게 우리 곁에 계셔 주시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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