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를 만나러 나가 외박을 한 사이 집에 혼자 방치된 3살 딸을 숨지게 한 30대 엄마에게 경찰이 아동학대살해죄와 시신유기죄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 엄마는 지난달 사흘 동안 외박을 한 뒤 귀가해 사망한 딸을 발견하고도 시신을 2주나 방치한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났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13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한 A(32·여)씨의 죄명을 아동학대살해로 변경하고, 시신유기와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유기방임) 등의 혐의를 추가해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딸 B(3)양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21일쯤 남자친구를 만나러 집을 나갔다가 사흘 뒤인 24일 귀가해 B양이 숨진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곧바로 119에 신고하지 않고 다시 집을 나와 남자친구 집에서 숨어 지냈고, 2주 뒤인 이달 7일 귀가해 119에 뒤늦게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서 "딸이 죽어 무서웠다"며 "안방에 엎드린 상태로 숨진 딸 시신 위에 이불을 덮어두고 (집을) 나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당시 사흘이나 어린 딸을 집에 혼자 두면 숨질 수 있다는 인식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했다.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피의자에게 아동학대살해죄가 적용돼 인정되면 사형 또는 무기징역, 최소 7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하한선이 징역 5년 이상인 일반 살인죄보다 형량이 무겁다.
미혼모인 A씨는 한부모가족이자 기초생활수급자로 2019년 4월부터 3년째 관할 구청의 사례 관리 대상이었다. 아동보호전문기관도 A씨의 아동 방임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지난해 3월부터 매달 1차례 방문·유선 상담하며 사례 관리를 해왔다.
담당 공무원은 방문 상담 과정에서 A씨에게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라"고 여러 차례 권유했지만, 그는 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2년 넘게 B양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