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해군은 전날 오후 숨진 채 발견된 2함대 도서지역 부대 소속 여성 부사관 A중사에 대해 파악한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5월 24일 해당 섬으로 두 번째 발령을 간 A중사는 전투휴무날이었던 27일 같은 부대 B상사와 약간 늦은 점심을 먹었다. B상사는 이 자리에서 A중사에게 손금을 봐준다거나 어깨동무를 시도하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중사는 그날 기지에 돌아와 그전부터 알고 지냈던 부대 주임상사에게 이를 보고했고, 다만 해당 사실이 외부로 유출되게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주임상사는 B상사를 따로 불러 피해자를 언급하지 않고 '행동을 똑바로 하라'는 식으로 꾸짖었다.
A중사는 지난 8월 3일 부모에게 이를 신고하겠다는 뜻을 털어놨고, 4일 뒤인 8월 7일 기지장을 만나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다만 정식으로 보고할지 여부를 이틀 뒤에 결정할 테니 일단 보고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보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8월 9일 월요일 A중사는 정식 보고를 요청하며 섬에서 육상으로 전출을 요청했다. 그가 2함대사령부로 간 뒤 군은 성고충상담관과 민간 여성 국선변호인을 배정했다. 8월 10일 피해자 조사가 진행됐다.
다음 날 군사경찰은 B상사를 형사입건해 조사했다. 8월 12일 오후, '독신자숙소 화장실 전등이 켜지지 않는다'는 A중사 요청에 따라 숙소를 방문했던 관리관이 숨진 피해자를 발견했다.
사건은 8월 11일 국방부 조사본부에, 8월 12일에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에게 각각 보고됐다. 부 총장은 다시 서욱 장관에게 보고했고 두 사람은 철저한 수사와 함께 가해자 신병 확보를 명령했다. 이에 따라 해군 중앙수사대는 12일 오후 B상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만 5월 27일에서 8월 7일까지 충분히 있었다고 예상되는 2차 가해 여부 등에 대해 해군은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만 답변했다. 2차 가해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기지장과 감시대장, 주임상사 등 부대 인원들과 운영 실태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피해자가 5월 27일 면담에서 아무리 '피해 사실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해도 정식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 사실 유출 방지는 당연한 일이고 보고는 별개 문제이기 때문이다.
유족들은 해군에 "가해자에 대해 엄정하고 강력히 처벌하고 조치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마지막 피해자가 되도록 재발방지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유가족들에게 어떻게 위로의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한 치의 의혹이 없도록 국방부는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서욱 장관 또한 "있어선 안 될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