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한 달 넘게 지속 중인 가운데 확산세가 가라앉기는커녕 갈수록 거세지는 양상이다.
신규 확진자 수는 38일째 하루 1천명을 크게 넘는 네 자릿수를 기록 중이며, 최근에는 2천명 선도 넘었다.
2천명대 확진자는 아직 한 차례 나왔지만 최근 유행 추세로 볼 때 또 나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직장, 학원, 주점, 시장 등 전국의 일상 공간 곳곳에서 연일 새로운 집단감염이 터져 나오는 데다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의 배 이상인 '델타형' 변이까지 급속도로 퍼지고 있어 유행 규모는 계속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더욱이 여름 휴가철에 이어 광복절(8.14~16) 연휴에도 대규모 인구 이동이 있을 것으로 보여 추가 확산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이번 광복절 연휴 때는 가급적 이동과 여행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르면서 방역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별개로 정부는 확산세를 꺾기 위한 추가 방역조치 논의에도 착수했다.
◇신규 확진자 연일 2천명 안팎…38일째 네 자릿수 확진자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천987명이다.
직전일(2천222명)보다 235명 줄면서 일단 2천명 아래로 내려왔다.
그러나 1천987명 자체는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난 10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이자 1주일 전인 지난주 목요일(5일)의 1천775명보다는 212명 많은 것이어서 확산세가 꺾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도 전날과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1천851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의 1천833명보다 18명 많았다.
최근의 밤 시간대 확진자 발생 추이를 고려하면 2천명 안팎, 많으면 2천명대 초반에 달할 전망이다.
직전일에는 밤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 동안 154명 늘었다.
지난달 초 수도권을 중심으로 본격화한 4차 대유행은 최근 전국 곳곳으로 번진 상태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7일(1천212명)부터 37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으며, 이날로 38일째가 된다.
최근 1주간(8.6~12)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보면 일별로 1천704명→1천823명→1천728명→1천492명→1천537명→2천222명→1천987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1천785명꼴로 나왔다. 이 중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확진자는 약 1천727명이다.
◇정부 "현 수준 거리두기 유지시 확진자 증가 가능성…4단계 외에 추가 대책 필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와 사적모임 제한 조치에도 4차 대유행의 기세가 꺾이지 않자 정부는 추가 방역 대책을 검토하고 나섰다.
배경택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현 수준의 거리두기 조치를 계속 유지해도 확진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기존 4단계 외에 추가 대책이 필요할 수 있고 구체적인 사항은 정밀한 예측치 전망을 바탕으로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다만 신규 확진자 수 대신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수를 주요 지표로 삼아 방역 상황을 관리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위드(with) 코로나'로의 방역체계 전환에는 선을 그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확진자 대신 위중증·사망자 수로 방역체계를 만든다는 것은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인데 현재 이 정도 수위까지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하루 뒤 시작되는 사흘간의 광복절 연휴 동안 이동과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광복절 연휴 기간 대규모 인구 이동 과정에서 감염 전파가 일어날 경우 자칫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이달 말 초중고교 개학도 차질을 빚게 된다.
배 단장은 "모처럼의 연휴이지만 이동과 여행은 감염 확산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며 "광복절 연휴에 이동과 여행을 자제하고 집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아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1년간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고 비대면으로 수업을 했다"면서 "2학기 등교를 예정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방역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