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난 아파트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창문에 매달린 20대 청년이 이웃들의 기지로 소중한 목숨을 구했다.
12일 오전 10시 30분쯤 충북 청주시 금천동 15층짜리 아파트 7층에서 불이 났다.
사고는 7층에서 폭발음이 나면서 발생했다.
삽시간에 아파트 전체가 연기로 뒤덮이자 주민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주민 30여 명이 긴급대피하면서 아수라장이 됐고, 이 가운데 13명은 연기를 흡입하는 부상을 입었다.
한 청년이 창문에 매달려 있었던 것.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도 일부 주민들은 침착했다.
주민 4~5명이 다시 집에 들어가 이불을 꺼내오더니 청년이 매달린 곳 아래 1층에 깔았다. 그러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불 양쪽을 잡아 펼쳐 들었다.
그런 뒤 불과 몇 초도 되지 않아 청년이 떨어졌고, 이들은 받아냈다.
청년은 워낙 높은 곳에서 떨어진 터라 이불에 떨어진 뒤 화단으로 튕겨져 나갔지만, 큰 부상은 없었다.
다만 청년은 가슴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다.
소방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해 에어매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청년이 추락했지만, 주민들이 신속히 대처해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며 "이웃의 도움이 없었다면 자칫 큰 사고가 날 뻔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화재는 둘째 치고 사람이 창문에 매달려 있는 상황이 너무 위태로웠다"며 "이웃들의 기지가 끔찍한 사고를 막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