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경준위 토론 놓고 "尹·崔 던져놓고 구경" VS "국민 알권리"

윤창원 기자

"윤석열, 최재형 후보를 던져놓고 구경하려는 것"(김재원 최고위원)

"국민에게는 어느 후보가 준비 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유승민 캠프 김웅 대변인)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오는 18일 대선후보 토론회를 연다는 방침을 확정하자 11일 이에 반발하는 측과 환영하는 측이 내놓은 각각의 입장이다. 대선후보 토론회를 두고 당내 '집안싸움'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SNS에 "경준위의 독단이 선을 넘었다"며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도 "당 대표 임무는 경선 심판 보는 자리가 아니다. 더군다나 경선 프로그램 아이디어 내는 자리일 수 없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 역시 경준위가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해 "경준위가 출범할 때 이런 일(토론회 확정 등)을 하겠다고 보고한 적도 없고 용인한 적도 없다"며 "거기다 후보자들이 봉사활동 같은데 참여하지 않았다고 비난을 하는데 이르니까 이게 후보들 입장에서는 불공정하다는 생각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들의 알권리를 주장하며 토론회에 긍정적인 유승민 전 의원 측은 김 최고위원의 주장에 곧바로 기자회견까지 열어 반박했다. 종합상황실장을 맡은 오신환 전 의원은 "과거 '진박(眞朴) 감별사'라던 그가 '진윤(眞尹) 감별사'를 자처한 구태 정치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경준위는 당헌에 따라 설치된 특별기구로서 그 결정 사항은 마땅히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사진취재단·박종민 기자

월권 논란에 대해서는 경준위가 이날 오후 직접 과거 전신 정당에서도 경선준비위원회가 경선제도와 일정, 대선 대비 홍보‧전략 아젠다 발굴을 위해 운영된 전례가 2007년과 2017년에 있었다며 자료를 배포했다.
또한 이미 지난 달 8일 경선준비위의 기능을 ▴당헌․당규에 의거 진행될 경선 일정 및 방식에 대한 위원회의 안 마련 ▴대선 예비후보자 등록제에 대한 세부 운영으로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 받았다고 재차 확인했다. 한마디로 월권이 아니고, 위임받은 권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준석 대표 역시 휴가 중임에도 SNS에 "경준위 역할은 당헌·당규 변경이 필요한 사안(5대5 경선 룰)을 제외한 나머지 경선 과정 일체라고 명시해 (최고위에서) 의결했다"며 "아무 문제없는 일들이 그냥 특정 후보들의 유불리에 대한 이전투구 속에 소비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준위의 월권이냐 국민들의 알권리냐가 표면적인 쟁점이지만, 논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쪽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압도적인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윤 전 총장 입장은 '모든 후보에게 공정한 기회'를 강조하는 이준석 대표와 같기가 어렵다. 윤 전 총장 측에서는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을 흠집내기 위해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보는 기류가 강하다. 윤 전 총장은 최근 잇따른 설화나 화법, 정치 신인으로서 부족한 준비 시간 등의 배경 때문에 토론에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이날 "어떤 이슈나 방식의 검증 내지는 면접 토론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인 장제원 의원은 "윤 전 총장은 결코 유불리를 따지고 있지 않다"며 "14명에 이르는 후보들이 몇 분 발언하느라 시간을 보내면 어차피 후보 간 비교가 가능한 토론도 불가능한데,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되고 전례도 없는 행사를 왜 강행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 의원은 "내일(12일)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에게 면담을 신청해 캠프의 입장을 설명할것"이라면서 "그간 경준위에서 캠프 쪽에 일정이 괜찮냐는 등 최소한의 소통도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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