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보다, 돌아보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되는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올해 개최 계획과 상영작을 발표하며 영화제의 개막을 알렸다.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총 27개국, 119편의 상영작을 공개하고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2년 차에 보다 안전한 영화제를 개최할 것을 다짐하며 '돌보다, 돌아보다'라는 슬로건을 발표했다.
박광수 집행위원장은 "올해 영화제의 특징은 '집중'과 '확산'"이라며 "지난 23년간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만들고 지켜온 핵심가치에 더 집중하고, 소통의 장을 더 확산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영화제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쟁점들: 래디컬을 다시 질문한다'와 더불어 연계된 '쟁점포럼'을 준비했다"며 "또한, 배두나 배우의 특별전, '고양이를 부탁해' 20주년 기념 특별전을 비롯해 일상의 이야기를 통해 소통의 문턱을 낮추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지금 여기 풍경: 여자들의 집'이 소통의 장을 확산하는 기획으로 준비되어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개막작, 핀란드 여성 감독 작품 '토베 얀손'…4년 차 '발견' 섹션도 눈길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으로 '토베 얀손'을 선보인다. '토베 얀손'은 핀란드 여성 감독 차이나 베리로트 감독의 작품으로 '무민'의 창조자이자 예술가 토베 얀손의 전기 영화다.
황미요조 프로그래머는 "토베 얀손의 예술가로서의 경력과 성공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가 맺어온 관계들, 그로 인한 불안과 긴장, 활력과 생동감에 주목하고 있다"며 "스크린을 통해 토베 얀손의 얼굴과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외 여성 감독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 영화를 소개하는 경쟁 섹션 '발견'은 2019년 20회를 기념하며 시작해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세계 각지에서 완성도 높은 출품작들이 모이며, 신진 여성 감독들의 재능과 비전을 소개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여성영화제의 시작부터 경쟁 프로그램으로서 역사를 축적해 온 '아시아단편'은 19편으로,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출품 편수와 출품 지역의 다양성으로 아시아 여성감독의 등용문으로서 그 지위를 확고히 다졌다.
10대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영화를 만날 수 있는 '아이틴즈'는 동시대적 자기성찰적인 작품들이 주를 이뤘다. 황미요조 프로그래머는 "세계 여성 영화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새로운 물결'의 상영작을 선정할 때 어려웠다"며 "작품의 개수뿐 아니라 주제 역시 다양해지면서 여성 감독과 영화가 많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고 밝혔다.
'배리어프리'는 기존 영화에 화면을 설명하는 음성 해설과 자막 등을 넣어 영화 관람의 장벽을 낮춘다. 올해 상영작 '빛나는'의 장건재 감독이 연출, 배우 최유화가 내레이션에 참여했다.
다양한 섹션 통해 '페미니즘'을 돌아보다
매해 긴급한 여성 의제를 선정하고 관련 영화를 상영하는 '쟁점들' 섹션에서는 '래디컬을 다시 질문한다'라는 주제로 전 세계 각지의 제2물결 시기 페미니즘 운동의 기억과 역사를 기록한 영화들과 현재 새로운 세대의 페미니즘을 기록한 영화들을 모았다.
여성 영화 역사를 발굴하고 돌아보는 섹션인 '페미니스트 콜렉티브'에서는 '아시아 여성영화 공동체'의 주제를 다루는 작품들을 모았다. 호주 대사관과의 협업으로 마련된 '호주 여성영화 1세기'에서는 1930년대 무성영화부터 탈식민주의 호주 원주민 영화 등을 통해 여성 영화의 역사와 이들의 관계를 성찰한다.
'안부를 묻다: 여성영화제의 친구들에게'에서는 여성영화제가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 온 해외 여성영화제, 여성 영화인들을 온라인 생중계로 연결해 현안의 여성 이슈, 각 지역의 페미니즘 운동 등을 다룰 예정이다.
새롭게 신설된 섹션 '지금 여기 풍경: 여자들의 집'에서는 최근 몇 년간 등장한 한국 영화를 통해 동시대 여성의 일상을 보다 친밀한 여성주의의 시선으로 돌아본다. '여자들의 집'이란 테마로, 영화 속 여성들이 거주하는 공간에 주목, 지금 여기 여성들이 느끼는 희미한 장소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배우 배두나 특별전 비롯 다양한 온·오프 프로그램 마련
'20주년 특별전 고양이를 부탁해'에서는 개봉 20주년을 기념헤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친 정재은 감독의 기념비적인 데뷔작 '고양이를 부탁해'를 최초 상영한다. 그리고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 배두나의 커리어를 되짚어볼 수 있는 'SWAGGIN' LIKE 두나'가 진행된다.
특별전을 기획한 김현민 프로그래머는 "장르, 캐릭터 등의 경계를 허물고 넘나들며,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있는 배두나이기에 '스웨그(SWAG)'라는 단어를 붙이게 됐다"며 "두 개의 섹션과 관련해 스페셜 토크도 예정되어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상영작의 절반을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상영할 예정이다. 온라인 상영작은 66편(장편 44편, 단편 22편)은 온라인 플랫폼 '온피프엔'에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프로그램 이벤트는 사전 녹화 송출과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