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오늘 항소심 선고…실형 피할 수 있을까

1심, 정경심 딸 '7대 스펙' 모두 허위 인정
사모펀드 미공개정보이용, 형량 최대 쟁점
증거 불문 '전부 무죄 주장' 또 역효과 내나

정경심 동양대 교수. 박종민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11일 법원이 항소심 결론을 내린다. 1심에서 정 교수는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돼 수감된 상태에서 2심 재판에 임하면서도 전부 무죄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1심은 기소된 혐의 중 일부분을 제외하고 사실상 대부분의 주요 혐의에 유죄를 선고했기 때문에 이날 재판부의 판단이 얼마나 달라질 지에 대해 관심이 주목된다.
   

정경심이 딸에게 만들어준 '7대 스펙' "전부 허위" 유지될까

교수 부모의 '증명서 위조', '스펙 품앗이' 등으로 논란이 된 입시비리 사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이른바 '7대 스펙'이 모두 허위라고 판단했다.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 △공주대 생명과학연구소 인턴 △서울대 공익법센터 인턴 △아쿠아펠리스 호텔 인턴 △KIST 분자인식연구센터 인턴 △동양대 표창장 △동양대 보조연구원 등이다. 정 교수의 딸 조모씨가 대학이나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서 사용한 스펙들이지만 사실은 전혀 활동 근거를 확인할 수 없거나 허위라고 볼만큼 부풀려졌다는 게 1심의 판단이었다.
   
입시비리와 관련해 기소된 혐의는 사문서위조와 위조사문서행사, 허위작성공문서행사, 대학의 입시업무를 방해한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인데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다만, 검찰이 조 전 장관의 청문회 날이었던 2019년 9월 6일 밤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급하게 첫 기소를 한 2012년 동양대 표창장 위조에 대해서만 무죄가 선고됐다. (위조 증거가 없어 무죄일 뿐 표창장이 발급된 적이 없다는 점은 인정했으며, 이후 추가 기소된 2013년 동양대 표창장 위조에 대해서는 유죄가 선고됐다.)
   
정 교수 측은 2심 공판 과정에서 "오래된 사실은 복구가 어려운데 그 부분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며 위의 경력들에 대한 피고인 측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허위'라고 판단해선 안된다고 반박한 상황이다.
   
또 "전체적으로 과장은 있어도 허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정 교수가 특정 경력이 허위인지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같은 서류들로 인해 입학 사정 업무가 방해됐는지를 판단하는 주체는 대학이기 때문에 처벌 등 형사개입은 자제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기도 했다.
   
이외에 정 교수가 표창장 위조 편집을 한 것으로 보이는 동양대 PC를 증거로 인정할 수 있는지를 두고 막판까지 검찰과 피고인 측이 치열하게 다툰 만큼, 이 역시 항소심 재판부의 고민거리로 꼽힌다.
   

사모펀드 미공개정보이용·금융실명법 위반 등 핵심 쟁점

가장 대중의 관심이 많이 모인 부분은 입시 관련 의혹이었지만, 징역 4년의 실형이 선고된 결정적인 혐의는 사모펀드 관련 금융비리였다.
   
우선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에게 건넨 10억원이 단순 대여금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법원은 사모펀드 코링크PE 투자금이 맞다고 판단했다.
   
정 교수가 2018년 1월 조씨로부터 코스닥 상장사 WFM의 군산공장 가동에 관한 정보를 듣고 남동생 명의로 WFM 주식을 매수한 것은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행위로 판단하고 유죄를 선고했다.
   
정 교수가 미공개정보를 통해 얻은 부당이득은 약 2억3600여만원으로, 대법원 양형기준상 최소 1년 이상~4년 이하의 징역형이 권고되는 수준이다.
   
특히 재판부는 정 교수가 이같은 거래를 남동생의 처남이나 지인이 한 것처럼 허위로 꾸미는 등 범죄수익을 은닉하고 금융실명법까지 위반했다는 점에서 가중처벌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가중요소가 있을 경우 양형기준은 최소 징역 2년 6월부터 6년까지 선고하라고 권고한다.
   
다만 펀드의 출자약정금액을 금융당국에 거짓으로 보고한 혐의에 대해서는 "일반 투자자가 알기 어려운 사항"이라며 무죄로 판단했다. 정 교수가 코링크PE에서 경영컨설팅 대금 등으로 받은 돈에 대해서도 "횡령에 가담한다는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며 무죄로 봤다.
   
정 교수 측은 2심 과정에서 "검찰이 사모펀드 의혹을 수사하다 법적 문제가 없으니 피고인의 투자활동에 대한 수사로 전환한 것"이라며 증거들이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주장으로 반격하고 있다.
   

1심 "진실 말한 사람들에게 정신적 고통 가해"…2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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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재판부가 1심의 유·무죄 판단을 이어 실형 선고를 유지할지, 일부 혐의에 대한 판단을 뒤집거나 양형에서의 참작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할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물론 정 교수 측은 전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혐의와 관련해) 진술한 사람들이 정치적 목적이나 개인적 이익을 위해 허위 진술을 했다는 주장을 하면서 법정에서 증언한 사람을 비난하는 계기를 제공했다"며 "진실을 이야기한 사람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정 교수 측 입장이 항소심에서 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만약 유죄 판단을 유지한다면 양형에서 어떤 고려를 하느냐에 따라 정 교수의 석방 여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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