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익 "한미훈련에 北 단거리미사일 도발로 대응할 듯"

북, 항의는 하되 중대도발은 없을 것
북, 훈련 규모보다 내용에 관심
한미연합훈련 축소, 일종의 고육지책
91년 노태우 정부도 한미훈련 조절
군사훈련 필요하되 적대감도 줄여야
한미훈련 불필요? 왜곡되고 와전된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손수호 변호사 (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홍현익 (국립외교원장 내정자)
 
한미연합훈련, 논란 속에 규모를 축소해서 오늘 사전 훈련 시작되죠. 그런데 속보가 들어왔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거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했네요. '남한 당국자의 배신적 처사에 유감이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바라지 않았던 그런 상황인 것 같긴 한데요. 오늘 이 한미연합훈련, 그리고 북한 관련해서 국립외교원장 내정자입니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홍현익> 네, 안녕하십니까?
 
◇ 손수호> 먼저 축하드립니다. 국립외교원장 내정되셨습니다.
 
◆ 홍현익> 네, 일부 언론에서 제가 한미연합훈련이 필요 없다는 식으로 이렇게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제 의도와 다르게 보도된 것 같아서 해명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손수호> 그거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저희가 여쭤보고 싶은 게 많아서 오늘 연결을 했습니다. 축하부터 드리고요. 지금 김여정 부부장의 성명이 조금 전에 나오긴 했는데 일단 지금 문제되고 있는 게 한미연합훈련입니다. '하느냐, 마느냐. 하더라도 연기 하냐, 축소 하냐' 이거 논란이 많았는데, 일단 훈련을 하되 규모는 축소하기로 한 거잖아요.
 
◆ 홍현익> 네.
 
◇ 손수호> 규모를 어느 정도 축소하기로 이번에 했죠?
 
◆ 홍현익> 아주 간단히 말씀드리면 작년 하반기 훈련이나 금년 전반기 훈련보다 더 인원을 감소한 건데요. 그러니까 이 봄, 가을에 한미연합훈련을 좀 큰 규모로 하는데 봄에는 원래 기동훈련까지 합니다. 그런데 금년에는 기동훈련을 하지 않았고요. 그런데 이제 한미연합훈련을 어쨌든 하게 되면 작전사령부급 이하 모든 부대가 전시 편제로 전환이 돼서 본래 있던 것보다 훨씬 병력을 늘리게 되죠. 그런데 이번에는 전혀 작전사령부급 부대도 현 인원만 훈련에 참여하고 그 이하 사단급 이하 부대도 참가 수준을 최소화해서. 종전보다 이제 어차피 매년 8월 달에 하는 훈련은 지휘소 훈련이라고 도상훈련입니다. 그러니까 컴퓨터로 하고 군부대들이 실질 작전 기동하는 것은 없는 거죠. 외관상으로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죠. 그런데 이제 이번에는 인원조차도 더 줄이니까 상당히 이제 우리 나름대로는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서 규모를 많이 축소했다, 이렇게 볼 수 있죠. 그런데 단지.

◇ 손수호> 네네.

◆ 홍현익> 훈련 내용은 1부가 방어고 2부가 반격인데, 2부가 반격이라는 게 우리가 볼 때는 적이 쳐들어왔으니까 당연히 우리가 그쪽으로 들어간다는 내용인데, 그들이 보기에는 이제 선제 타격이나 또 안정화 작전이라는 게 있는데 그거는 뭐냐 하면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내부가 완전히 혼란스럽고 주민들이 곤란하잖아요. 그러면 우리가 거기에 점령해서 지역 주민들의 안정을 보장한다는 건데, 그거는 이제 어떻게 보면 그들이 볼 때는 북한을 점령하는 거니까. 또 하나는 참수훈련까지 하는 경우도 있어요. 참수훈련이 섬뜩하잖아요, 말이 벌써. 그래서 그런 내용 자체가 이제 이 반격 시나리오에 들어가기 때문에 축구에서도 공격이 최상의 수비라 하잖아요. 그러니까 이 군 훈련이라고 그러면 이게 참 안 할 수도 없는 것이고, 그러나 하면 또 상대방은 '우리를 위협한다', 이렇게 보고. 그러니까 평화를 지켜나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알 수 있는 거죠.
 
◇ 손수호> 사실 그래서 일단 지금 이거 연구위원님께서 이렇게 보고 계시는가에 대한 여러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한번 시끌시끌해졌거든요. 그러면 이런 상황, 지금 나오는 김여정 부부장의 유감 표명 이전의 상황에서 훈련을 하는 게 '맞냐, 안 하는 게 맞냐, 하더라도 줄이는 게 맞냐.' 여기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었잖아요. 뭐가 가장 우리 국익에 부합하는 결정이었을까요.
 
◆ 홍현익> 모 언론에는 제가 '한미연합훈련 필요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 그러니까 완전히 반미적이고 친북적으로 저를 규정을 했는데. 반드시 항상 할 필요는 없다, 이런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한미연합훈련을 하면 아무래도 연합 방위태세도 강화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비가 확실해지죠. 그리고 이제 군이라는 게 훈련하지 않으면 어떻게 보면 기강도 좀 약해지고. 그리고 이 체계적으로 한미 간에 상호 연계되고 합동성이라고 해서 이 서로 상호 긴밀히 협력하는 것을 한번 실제로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필요하죠. 필요한데, 우리가 북한과의 관계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반드시 유지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기조거든요. 그런데 평화라는 게 과거 냉전시대에는 일방적으로 우리 국가안보만 국방력만 늘리면 평화가 보장된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탈냉전 이후에는 상호적으로 위협을 서로 감소하고 상대방이 위협을 느끼지 않게 해서 상대방이 우리를 적대감을 줄이고 공격하려고 하는 의도 자체를 관리해 주는 것도 평화거든요.
 
◇ 손수호> 그게 현대적인 의미에서의 평화다?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연합뉴스
◆ 홍현익> 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구축 조치예요. 그러니까 이제 모 언론에서는 제가 우리 '훈련 내용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줘야 된다'고 (했다고) 하는데, 거기서 제 말을 왜곡한 것은, 구체적인 내용을 알려주라는 것은 아니고요. 일정이라든지 규모라든지 그리고 가장 그들이 관심 있는 참수작전, 이런 건 이번에 안 한다, 이렇게 알려주라는 것이지. 며칠날 무슨 부대가 어디로 옮기고 이런 구체적인 내용을 마치 제가 알려주라고 그런 듯이 하는 것은 상당히 좀 왜곡된 거죠.
 
◇ 손수호> 왜곡이다.
 
◆ 홍현익> 그러니까 첫 번째 질문으로 가서 한미연합훈련은 국가안보를 위해서 바람직하고 좋지만 평화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고 북한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 자체도 국가안보이기 때문에. 또 이렇게 평화적으로 하면 그러니까 상당히 그 규모를 축소하고 내용도 좀 조절해 주면 교류협력이 되고 북한이 경제협력이 되면 이익을 얻으니까 이익을 얻는데 평화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훨씬 강해지겠죠. 그렇다면 북한이 우리를 도발할 이유 자체를 제거해 주는 거예요. 평화를 지키고 만들고, 그다음에 피스빌딩(peace building)이라고 해서 평화의 여건을 조성하는 것, 이것도 다 들어가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의 경우는 한미 간의 우호관계와 긴밀한 군사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훈련은 하되, 남북관계가 파탄에 가지 않도록 규모를 조정해줬다. 일종의 고육지책이지만 역으로 보면 남북관계도 약간의 시련이 있지만 관리하고 한미관계도 우호적이고 연대를 유지하는 그런 방안이라고 저는 봅니다.
 
◇ 손수호> 사실 이게 남북관계를 외교라고 하기엔 약간 어려울 수 있겠습니다마는 여러 가지를 따져야 되는 부분들이 있는 문제인 것 같고요. 조금 전에 말씀하신 고육지책이라는 말도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또 하나 궁금한 것은요, 사실 이렇게 북한과 대화를 위해서 또는 대화 와중에 한미훈련이 이제 쟁점이 되니까 이 규모를 축소한 사례들이 예전에도 특히 보수정권에서도 여러 차례 있지 않았습니까?
 
◆ 홍현익> 그렇죠. 가장 대표적인 게 노태우 정부하고 강경 대북정책을 했던 김영삼 정부, 이때 1990년대 초반이죠. 당시에는 '팀스프리트 훈련'이라고 지금의 연합훈련보다 훨씬 더 강력한 훈련을, 사상 최대 규모의 훈련을 했는데. 그러니까 북한에서는 일체 대화를 끊고 '그러면 우리 핵개발 해야 되겠다', 이제 나섰던 거죠. 그래서 91년도에는 노태우 정부가 7.7 선언을 해서, 88년 7.7선언으로부터 이제 남북평화 기조로 가서 '만약 북한이 핵을 사찰을 수용해서 팀스프리트 훈련을 중단하겠다.'
 
◇ 손수호> 네.
 
◆ 홍현익> 그래서 미국이 어차피 이제 소련과의 약속의. 소련과의 그 군축 경쟁, 그러니까 군비 경쟁이나 군축 경쟁에 있어서 해외에 있는 전술 핵 무기를 철수하려고 했거든요. 그래서 한반도에 있던 전술 핵 무기를 철수하고, 남북기본합의라든지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했죠. 그런데 이게 이제 여의치 않게 되니까 92년 말에 다시 '한미훈련 다시 하겠다'라고 했어요. 팀스프리트 훈련.
 
◇ 손수호> 네.
 
◆ 홍현익> 그랬더니 (북한이) 93년에 다 아시다시피 NPT를 탈퇴합니다. 핵확산금지조약을. 그래서 1차 북핵 위기가 그때 벌어진 거예요. 따라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보수 정부에서조차도, 노태우나 김영삼 정부 보수정부잖아요. 보수정부도 한미연합훈련을 규모를 조절하거나 중단함으로써 평화를 가져오고 그걸 또 다시 했더니 실현했더니 엄청난 긴장 관계가 왔거든요. 그 얘기는 이게 진보정부니까 훈련 규모를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진보든 보수정부든 이 북한이 너무나도 민감한 상황이라서 그 개념으로 말씀드리면 전대의 국가안보 개념은 일반안보가 아니라 상호안보라고 해서 상대방의 안보위협을 고려해 주어야 우리도 상대적으로 평화롭게 지낼 수 있다. 이런 측면을 고려한 것은 진보나 보수정부나 마찬가지라는 거죠.
 
◇ 손수호> 사실 그런데도 지금 댓글들을 봐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그동안 지금 현재 북한 수뇌부가 우리 정부에 대해서 평가하는 말들이라든지 또는 보였던 행동들을 보면 많이 좀 자존심이 상합니다. 그리고 왜 이렇게 끌려가나?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이게 자존심을 구기면서도, 좀 한번 훈련규모 축소하면 북한이 좀 반겨주지 않을까, 또 뭔가 우리도 노력한다는 걸 알고 그쪽도 뭔가 하나를 내주지 않을까? 그런 기대도 했는데 방금 속보 보면 김여정 부부장이 유감을 표명했어요. 이런 상황, 어떻게 봐야 되는가, 궁금합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 홍현익> 그러니까 북한을 우리가 상당히 기만적 정권이라고 보고 있는데, 큰 틀로 보면 정전협정을 수천 차례 위반하고 했으니까 그런 거고요. 그러나 그들이 공개적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하는 것은 나름 지키려고 노력은 합니다. 그러니까 김여정이나 북한의 고위 간부가 성명을 발표하면 자세히 읽어볼 필요가 있는데, 그 김여정이 지난번에 한 게 아주 인상적인 게 '우리는 훈련의 규모나 그런 것에 대해서 논한 적이 없다.'
 
◇ 손수호> 규모는 상관없고 하느냐 마느냐, 그게 문제다?
 
◆ 홍현익> OX의 문제지. 하느냐, 안 하느냐지. 그리고 아마 그들이 그다음에 신경 쓰는 것은 내용일 거예요. 참수훈련 같은 거. 그런데 우리가 이번에는 규모는 줄였지만 내용면에 있어서는 공격지에 들어가는 반격, 이른바 반격 시나리오도 들어가잖아요. 거기에 분격했다고 보고요. '그리고 선택은 우리가 하지 않는다. 남한이 잘 선택해라', 이렇게 했는데 결국은 하니까 가만히 있으면 북한도 하나의 체제인데 우리랑 적대적인 체제를 유지하면서 자기 정권을 유지하잖아요. 그러니까 일단은 이렇게 말로 우리에게 강력한 항의를 표시했는데 그러나 이제 자기들도 이를테면 단거리미사일이라든지 장사정포, 이런 거 훈련할 가능성은 충분히 오늘 보입니다. 그러니까 사실 우리가 훈련하는데 북한은 훈련하면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거는 상식적이지는 않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 홍현익> 그런데 우리가 아무래도 훈련 규모를 줄여주고 지금 북한이 굉장히 어렵잖아요. 코로나로 무역도 단절해서 더 어렵고. 그러니까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고 또 지금도 함경남도에 홍수가 났다 그러고 비가 또 온다고 그러고. 그래서 북한의 비상 군사위원회라든지 이런 게 자꾸 열리고 하여튼 김정은도 주민들이 자칫하면 반발이 폭동으로까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굉장히 유의하고 있고, 여기서 중대도발을 했다가는 미국이나 한국이 가만히 있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도발을 안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그것은 통상적으로 보면 단거리미사일 정도가 아닐까, 일단은 그렇게 생각됩니다.
 
◇ 손수호> 알겠습니다. 또 새로운 소식이 들어왔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봐야 될 것 같고요. 참 평화를 얻는 게 참 복잡한 일이고,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홍현익> 네, 감사합니다.
 
◇ 손수호> 국립외교원장 내정자죠.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전문위원이었습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