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과열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후보들의 네거티브 중단 선언이 주말동안 이어졌지만 하루 만에 다시 신경전이 펼쳐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에서 사실상 '경선불복' 가능성을 입에 올렸다고 비판하자, 이 전 대표는 이 지사가 '지사 찬스'를 쓰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지사를 '흠' 있는 사람, 이 전 대표를 '성과 없는' 사람으로 싸잡아 비판했다.
설훈 "이재명되면 원팀 장담 안 돼" 발언에 이재명·김두관 맹비난
이재명 캠프는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설 의원은 지난 7일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과거 선거에서도 경선 과정에서 다 치고받고 했다. 지난 대선 땐 더 심했고 노무현 대통령 때도 그랬다. 결국은 원팀이 됐다"면서 "이번엔 경우가 조금 다를 순 있다. 만일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장담이 안 된다. 이 후보의 여러 논란들을 정말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아슬아슬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가 후보가 됐을 경우 원팀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인 셈이다.
그러자 이재명 캠프 현근택 대변인은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공공연하게 경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고 협박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재명 캠프 전략기획위원장인 민형배 의원도 "여기까지 온 게 전부라는 판단에 '경선 패배 이후'를 대비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 끌어올리기를 포기한 것 아닌가 싶다"고 혹평했다.
이 지사 캠프 뿐 아니라 경선에 참여 중인 김두관 의원도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낙연 후보께서 원팀 정신을 훼손하고 경선 불복을 시사한 설훈 의원에 대한 선제적이며 명확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비전과 정책 경쟁은 팽개치고 국회의원 세 불리기와 네거티브 경선에 주력했던 이유가 바로 경선 결과에 불복하기 위한 명분 쌓기 때문이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개인 홍보에 세금 들여…'도청캠프' 안 듣게 하라" 이재명 저격
이낙연 전 대표는 이 지사가 현직 경기도지사 신분임을 활용해 기본소득을 적극 홍보하고 있는 점을 겨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분명한 것은 도정을 뛰어넘는 개인 홍보에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 언론에까지 광고를 해야만 경기도민의 삶이 좋아지는가. 좀 과하지 않느냐"고 경기도의 홍보활동을 비판했다.
이어 "공방을 자제하자고 하는 마당에 굳이 말하고 싶지 않다"는 자신의 언행과 달리 "흔히 '도청 캠프'라는 용어를 많이 쓰고 있다. 그런 얘기는 안 듣게 하시는 게 좋다"고 공개 저격에 나섰다.
아울러 이 지사를 향해 도 지사직을 사퇴하라면서 자신에 대한 '의원직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집행기관과 의원은 업무영역이 다르다"며 "무리한 요구"라고 일축했다.
3강 재도약 노리는 정세균 이재명·이낙연 동시 공격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문화일보 인터뷰를 통해서 양강 구도를 형성 중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를 이른바 '모두까기' 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사이의 공방에 대해서 "당원이 실망하고, 국민이 염증을 느낀다.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자신 또한 비판에 나섰다.
그는 "백제 발언은 다시 읽어봐도 지역주의로 볼 수밖에 없다. '바지' 건도 내가 거론한 것이 아니라 전날 국민 검증단에서 그 문제를 얘기했는데 이 지사가 답변을 거부했다"며 "이 지사는 흠이 있다"고 단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국민이 그런(불안하다는) 걱정을 하는 것 같다"며 "또 경험, 경륜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정 전 총리는 이 전 대표에 대해서도 "성과를 내놓은 것은 없지 않나. 산불,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응은 직책에 따라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한 것"이라며 성과 없는 총리라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