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째 이어지는 산불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터키에 이어 그리스에서도 동시다발성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이어지는 강풍과 폭염으로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현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피해 상황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공개되고 있다.
9일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과 외신에 따르면 에비아섬 주민과 관광객 등이 긴급하게 대피한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페리로 대피한 수십 명의 주민과 관광객들이 산불을 바라보는 장면이 담겨있다. 산에는 시뻘건 불길과 함께 연기가 하늘 위로 치솟고 있으며 일부 관광객들은 휴대폰으로 이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 영상을 올린 한 누리꾼은 "여기는 지금 그리스. 이것은 특수 효과가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기후 재앙"이라고 밝혔다.
페리에 탑승한 한 현지 누리꾼은 "하늘에서 재가 내린다"며 자신의 팔을 보여주기도 했다. 영상 속 하늘은 재로 인해 회색빛이었고 누리꾼의 팔에는 재가 떨어져 있다.
앞서 터키에 이어 그리스에서도 지난달 말부터 잇따라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수도 아테네의 경우 화재로 주택이 불타고 수천 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지난 열흘 동안에만 그리스에서 5만 6655ha(헥타르)가 불에 탄 것으로 추산된다. 인명피해도 발생해 현재까지 그리스에서는 최소 2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니코스 하르달리아스 그리스 시민보호부 차관은 지난 6일(현지시간) "거센 바람 탓에 에비아 북쪽의 화재가 해변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며 "(아테네가 포함된) 아티카 지역의 상황은 나아졌지만, 불길이 확 타오를 위험이 있어 두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비아 섬에서 대피한 약 2천 명에게 임시 대피소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도 "정부는 인명과 시민들의 재산을 보호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