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온열질환자 1212명…'역대급 폭염'에 2.6배↑

도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박종민 기자

올 여름 33도 안팎의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가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7일까지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로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총 121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53명이 불어난 수치로, 2.6배나 증가했다. 
 
이 중 추정 사망자만 총 18명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지난 2011년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이후 2018년(48명)에 이어 2번째로 높은 결과다.
 
추정 사망환자의 질환은 전원 열사병으로 조사됐다. 남성이 13명으로 여성(5명)보다 2배 이상 많았고, 연령별로는 50대가 6명으로 최다였다. 온열질환이 발생한 장소는 논밭(5명)→길가(4명)·집(4명)→실외작업장(2명)→산(1명)·공원(1명)·차 안(1명)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5월 20일부터 8월 7일까지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신고된 건수 기준. 질병관리청 제공

질병청은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지역적으로 비가 올 수 있으나 폭염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어 당분간 온열질환 발생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온열질환 취약계층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온열질환의 배경이 된 위험요인으로 일조량이 가장 많은 '더운 낮 시간대'(오후 2~5시)를 꼽았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 시간대 발생한 환자가 33.5%로 오전 10시~낮 2시(33.1%) 나온 환자보다 약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발생장소는 '실외'(79.6%)가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뙤약볕 아래 작업을 이어가는 '건설현장, 제조·설비현장 등 실외작업장'이 40.3%으로 가장 많았고, '길가'(10.6%), '논·밭'(10.3%), '공원·운동장'(4%) 등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화기를 사용하거나 냉방이 적절치 않은 실내'도 20.4%를 기록했다. 냉방이 취약한 '집'(8.3%)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식당, 제조·설비·물류 등 실내작업장(6.8%) △기타(2.5%) 등도 위험장소로 지적됐다.
 
전체 환자의 특성을 보면 성별로는 남성이 75.6%, 연령대는 50~60대가 41%로 대다수였다. 직업군으로는 '단순노무종사자'(24.2%)가 많았다.
 
질병청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어린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는 자동차나 집에 혼자 남겨두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부득이 이들을 두고 외출해야 할 때에는 이웃이나 친인척에게 보호를 부탁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특히 심·뇌혈관질환, 고혈압·저혈압, 당뇨병,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들은 기존 치료를 잘 유지하면서 무더위에는 활동 강도를 평소의 '3분의 2'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좋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아울러 음주는 체온을 상승시키고, 다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과음을 피하는 것이 좋다.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물수건·물·얼음 등으로 몸을 닦고, 부채나 선풍기 등으로 체온을 내려야 한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즉각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질병청은 만약 환자가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신속히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하고, 질식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음료수는 억지로 먹이지 않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폭염 대비 건강수칙'으로는 △물 자주 마시기 △시원하게 지내기(물로 가볍게 샤워하기·헐렁하고 밝은 색깔의 가벼운 옷 입기·외출 시 햇볕 차단하기) △더운 시간대(낮 12시~5시)에는 휴식하기 등이 제시됐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무더위 속에서 실외에서 일하시는 분, 어르신, 만성질환자는 온열질환에 취약하므로 예방을 위해 폭염 시 낮 시간대 작업과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물·그늘·3대 수칙을 준수하여 달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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