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를 세계적인 소프라노로 키워낸 모친 김말순 씨가 8일 오전 5시 4분에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고인은 약 10년 전 치매에 걸려 오랫동안 병원에서 생활했다. 조수미는 치매로 고생하는 모친을 위해 2019년 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담은 앨범 '마더'(Mother)를 발표했고,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에는 예술의전당에서 '나의 어머니'라는 타이틀로 리사이틀을 열었다.
'마더' 발표 당시 조수미는 간담회에서 성악가가 되지 못한 어머니가 어린 시절 하루에 8시간 동안 연습하지 않으면 문을 열어주지 않을 정도로 매우 엄하게 대했지만, 차츰 어머니를 이해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 5월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서도 "어릴 때부터 온갖 걸 다 시키셔서 나는 굉장히 바쁜 어린이로 행복하지 않았다"면서도 "유학 생활을 하면서 결과물로 보이기 시작하더라. 그제야 감사함을 느꼈고 너무 죄송했다"고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전하기도 했다.
2003년 정부가 수여하는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을 수상한 고인은 2006년 남편 조언호 씨가 세상을 떠났을 때 조수미에게 장례식에 참석하는 대신 프랑스 파리 공연을 마치라고 했고 당시 조수미는 무대 위에서 아버지 별세 소식을 알리며 노래했다.
조수미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나의 엄마. 사랑하는 내 어머니. 이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셨지만 어머니를 위한 나의 노래는 계속될 것입니다. 이제 편히 쉬세요. 이젠 하늘에서 저를 지켜주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현재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조수미는 코로나19 때문에 귀국해 상을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족 측은 조문객 건강과 안전을 우려해 조문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전했다.
유족으로는 조수미·조영준(SMI엔터테인먼트 대표)·조영구(개인 사업) 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0일 오전 7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