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5종은 칼로 찌르고, 헤엄치고, 말을 타고, 달리고, 총을 쏘는 전쟁의 축소판이다. 근대 군인에게 필요한 5가지 기술을 스포츠로 발전시켰고,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된 전통있는 종목이다.
펜싱은 에페 종목으로 풀리그를 치르고, 수영은 자유형 200m, 승마는 장애물 비월로 진행된다. 육상과 사격은 복합 경기 레이저 런으로 펼쳐진다. 레이저 권총으로 10m 거리 표적에 사격하고, 800m를 달리는 과정을 4차례나 반복한다.
만능 스포츠맨의 상징인 종목이다.
한국은 아직 올림픽 근대5종에서 메달이 없다. 최고 성적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정진화(32, LH)의 11위. 앞서 도쿄 올림픽 여자 개인전 김세희(26, BNK저축은행)도 11위를 기록했다. 아시아에서도 2012년 런던 올림픽 차오중룽(중국)의 남자 개인전 은메달이 유일한 메달일 정도로 벽이 높은 종목이다.
하지만 한국 근대5종은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을 꿈꾸고 있다.
정진화와 전웅태(26, 광주광역시청)는 7일 일본 도쿄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 근대5종 남자 개인전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5일 펜싱 랭킹라운드에서는 정진화가 5위(238점), 전웅태가 9위(226점)를 기록했고, 7일 수영과 승마, 육상+사격으로 메달을 가린다.
수영 200m 기준 기록은 2분30초. 250점이 기준점으로 0.5초씩 빨리 들어오면 1점씩 더해지고, 0.5초씩 늦어지면 1점씩 깎인다. 승마는 장애물이 있는 350m 코스를 60초 안에 감점 없이 완주하면 300점을 얻는다.
육상과 사격이 합쳐진 레이저 런은 마지막 종목이다. 앞선 종목의 점수에 따라 출발 시간에 차이를 둔다. 800m를 다리면서 중간 중간 표적 5개를 50초 안에 명중해야 한다. 50초 안에 표적을 모두 맞히면 바로 레이스를 이어간다. 총 4회 반복하고, 기준 기록은 13분20초, 기준점은 500점이다.
레이저 런도 점수를 매기지만, 핸디캡 출발인 만큼 레이저 런에서 가장 빨리 들어오는 사람이 금메달을 목에 건다.
전웅태는 메달 후보 중 하나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레이저 런 올림픽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최종 성적은 19위. 이후 성장을 거듭했다. 2018년에는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림픽 공식 정보사이트 마이인포도 조셉 충(영국), 발랑탱 프라드(프랑스)와 함께 전웅태를 메달 후보로 전망했다.
베테랑 정진화도 있다. 정진화는 2017년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최초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베테랑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11위, 2016년 리우 올림픽 13위 등 세 번째 올림픽에 나서고 있다.
전웅태는 "변수가 많은 만큼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펜싱보다 잘하는 것이 있으니 마무리를 잘하겠다"고 말했고, 정진화 역시 "컨디션 회복을 잘해서 남은 종목에서 계속 순위를 올리는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