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에서 소주잔을 기울였던 절친이 올림픽 4강에서 만난다. 배구 여제이자 한국의 캡틴 김연경(33, 상하이)과 브라질의 주장 나탈리아 페레이라(32·디나모 모스크바)가 그 주인공이다.
김연경과 페레이라는 절친이다.
둘은 2005년 청소년 대표 시절 처음 만났다. 이후 터키리그 페네르바체, 엑자시바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특히 페네르바체 시절이었던 2016년 페레이라의 SNS에 김연경과 함께 터키 이스탄불의 한 한식당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페레이라는 페네르바체 시절 "김연경을 2005년 청소년 대회에서 처음 만났다.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고, 같은 팀에서 뛸 수 있어 기쁘다"면서 "정말 좋아하는 친구다. 내가 터키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월드 베스트7'을 선택해달라는 질문에 페레이라와 주팅(중국)을 뽑기도 했다. '김연경이 감독이라면'이라는 가정이 붙은 질문이었다.
특히 페레이라는 김연경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 김연경Bread Unnie'에도 출연해 국내 배구 팬들이 '나띠'라는 애칭을 붙여주기도 했다. 이제는 소속팀도, 리그도 다르지만, 여전히 안부를 주고 받는 절친이다.
둘의 맞대결은 전 세계 배구 팬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실제 한국과 브라질이 조별리그에서 맞붙었을 때도 국제배구연맹(FIVB)이 "같은 클럽에서 뛴 경험이 있는 김연경과 페레이라는 3번의 올림픽을 치렀고, 두 국가가 맞붙으면서 길이 엇갈렸다"면서 김연경과 페레이라의 우정을 다룬 글을 선보였다.
페레이라는 조별리그 한국전이 끝난 뒤에도 "김연경이 한 번 더 올림픽에서 뛸 수 있다면 나도 기쁠 것"이라면서 "최선의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고 김연경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코트 위에서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김연경이 한국을 이끄는 슈퍼 에이스라면, 페레이라는 주장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실제 조별리그 한국-브라질전에서도 페레이라는 코트를 밟지 않았다.
페레이라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과도 인연이 있다. 2018-2019시즌 브라질 미나스에서 라바리니 감독과 함께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