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준석 '세 번 패싱'하고 계속 '세몰이'…윤석열 노림수는?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앞서 이준석 당대표가 지역 일정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전격 입당했던 것에 이어 개인 일정을 이유로 당 봉사활동, 예비후보 첫 전체회의에 모두 불참했다. 이 대표와 벌써 세 차례나 엇갈린 윤 전 총장은 최근엔 현역 의원들을 동원해 세를 과시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의도된 전략이란 말과 함께 "정당정치를 모르고, 캠프 자체도 여의도 아마추어"라는 혹평도 나온다.

당대표 없을 때 입당… 당행사도 연이어 불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3일 서울 은평구 응암역 앞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홍보 활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윤석열 캠프는 이틀 전인 3일쯤 윤 전 총장의 휴가 일정을 파악했다. 캠프 관계자는 "우리도 이번 주 초에 윤 전 총장에게 휴가 일정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3박 4일의 휴가를 떠나면서 이날 계획됐던 '국민의힘 예비후보 첫 전체회의'에서도 윤 전 총장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윤 전 총장은 이보다 앞서 전날 열린 예비후보들의 첫 대외 행사였던 봉사 활동도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미 휴가 중이었던 홍준표 의원과 당일 대선 출마 선언식이 잡혀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불참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경선 내내 국민께 봉사하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취지로 당에서 마련한 첫 이벤트인데, 그것보다 중요한 일이 무엇일지 국민께서 의아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경선후보들이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을 찾아 삼계탕과 물을 혹서 취약계층인 기후약자분들에게 나눠주는 자원봉사행사를 가진 가운데 이준석 대표와 경선 후보들이 행사를 마치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경선후보 중에서는 김태호, 안상수, 윤희숙, 원희룡, 장기표, 장성민, 이소연(최재형 후보 부인), 하태경, 황교안(가나다순) 후보가 참석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 전 총장은 이준석 대표가 창원 지역 일정으로 자리를 비웠던 지난 30일에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기도 했다. 입당이 어느 정도 임박했다고 예상된 시기이긴 했지만, 당은 물론 캠프 관계자들조차 "당대표와 원내대표도 없고, 또 언론 노출 수준이 가장 낮은 금요일에 입당하겠는가"라고 말할 정도로 기습 입당이었다.

이준석 대표와 벌써 세 차례나 엇갈린 윤 전 총장의 행보를 두고 당내에서도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입당한 지 1주 차라서 당 일정을 우리도 사전에 못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 당사를 방문,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입당 원서를 제출한 뒤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당 지도부도 "행사 불참 등이 완전히 의도된 행동은 아닐 것"이라고 감싸고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CBS 노컷뉴스에 "봉사활동 등 일정을 당대표실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경선준비위원회와 기획조정국이 만들었고, 또 촉박하게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그러다 보니 각 주별로 일정을 짜는 대형 캠프와는 일정 상 혼선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과도 공교로운 일이 겹친 것"이라고 말했다.

尹에 쏟아지는 비판…"세 과시",  "매우 아마추어"

하지만 입당 직후 윤 전 총장의 행보를 두고선 말이 많다. 윤 전 총장은 입당 직후인 지난 3일 당원 모집을 이유로 들며 현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등을 데리고 서울 은평구와 강북구를 돌며 세를 과시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 입당은 했지만, 자신은 야권 1위 주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주도권을 쥐려는 것이란 말들이 나온다.

이준석 대표도 "저랑 소통하는 초선 의원이나 현역 의원들은 세 규합 정치에 대해선 반감을 가진 분들이 많다"며 "캠프는 (의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말라"고 경고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CBS 노컷뉴스에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 같은데, 일단 기존 당 문화에 익숙한 분이 아니라서 본인 방식대로 의원들에게 알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 국민의힘 사무처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윤 전 총장은 또 지난 2일에는 국회 사무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당행사'라는 명목으로 수 명의 캠프 관계자를 대동하고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국민의힘 의원 103명의 사무실을 모두 돌기도 했다. 사무처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이유로 제지했지만, 윤석열 캠프는 "정당 행사를 하는 것"이라며 항의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사무처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계속 안 된다고 말했지만, (윤석열 캠프로부터) 항의를 받았고 계속해서 막을 순 없는 상황이어서 불가피하게 출입에 협조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를 향해선 '세력 과시', '초보 캠프', '정당 정치를 너무 모른다' 등의 평가가 주를 이룬다. 캠프에 친이계 인사들이 포진한 규모를 보면, 여의도 문법에 익숙할 법 하지만 캠프 내 소통, 윤 전 총장 자신이 관련 조언을 얼마나 받아들이는지 등이 아직 문제로 남았다는 것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당대표의 지역 방문 일정도 모르고 입당한 것을 보면 윤석열 캠프가 정보를 분석하거나, 다른 일정을 살펴서 내부 일정을 조율하는 것까지 연계가 안 되는 수준 같다"며 "나중에 알아보니 윤석열 캠프는 정말로 이 대표의 창원 일정을 모르고 있었고, 그쪽에서 몰랐다고 하니 뭐라 할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조직이 정확하게 역할 배분을 못하고, 윤 전 총장과 소통도 안 되는 것 같다""지금이야 미숙함으로 이해하지만, 이런 일이 계속되면 리스크가 된다. 나중에 '국정 운영은 잘할까'라는 의구심까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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