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 공영주차장을 둘러싼 부산 서구와 중구의 소송전에서 법원이 서구의 손을 들어줬다.
중구는 다툼의 여지가 남았다며 항소를 이어간 가운데, 두 지자체는 갈등의 발단이 된 부지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부산지법 행정2부 최윤성 부장판사는 중구가 서구를 상대로 제기한 변상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고 5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앞서 서구는 지난 2월 자갈치 공영주차장 부지 중 중구가 서구 관할 하천부지 973㎡를 무단 점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중구를 상대로 5년 치 변상금 2억 690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중구는 서구가 변상금을 징수할 수 있는 하천 관리청이 아니며, 지난 1996년 주차장 건립 전 협의를 요청한 데 대해 서구가 "검토할 의견이 없다"는 회신을 한데다, 이후 협의 요청 공문을 서구에 여러 차례 보냈다는 등의 이유로 무단 점용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변상금 부과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서구의 변상금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주차장 부지가 속한 하천 관리청인 부산시가 조례로 변상금 부과 권한을 구청에 위임했음으로 서구에 변상금 부과 권한이 있다고 해석했다.
또 1996년 중구가 서구에 보낸 최초 협의 요청 공문에는 주차장 건설 부지에 문제가 된 하천이 포함돼 있지 않았고, 이에 서구가 "도로유지관리권이 없어 검토할 의견이 없다"고 회신했다고 봤다.
이후 중구는 주차장 부지를 포함해 서구에 수차례 협의 공문을 보냈으나, 서구로부터 회신을 받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없어 양측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중구가 부지를 점용한 점은 적법하지 않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수억 원에 달하는 변상금을 낼 위기에 놓인 중구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지난 3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1심 판결 결과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주차장을 지을 당시 서구로부터 도로점용허가를 받고, 하천점용허가에 대해 '해당 사항 없음' 공문을 받았기 때문에 무단점용에 따른 변상금 부과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중구와 서구의 이 같은 소송전은 자갈치 공영주차장 활용방안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비롯됐다.
지난 2019년 주차장 운영권이 A 업체에서 중구청으로 넘어가자, 서구는 부지 절반가량이 서구 관할이라며 주차장을 철거하고 친수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중구는 주차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주차장 철거에 반대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서구는 항소가 들어온 만큼 소송 준비에 나서겠다면서, 주차장을 철거해 부지를 주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공한수 서구청장은 "자갈치 공영주차장은 중구와 서구의 경계선이자 서구 관문에 들어서 있는데, 철골 구조로 돼 있어 주변 환경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곳 시설을 뜯어내 충무공 친수공간을 조성하면 주민들은 자갈치 바다를 조망하는 멋진 쉼터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한 대체부지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지만, 중구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우선 변상금 소송 항소가 제기된 만큼, 잘 준비해 진행한 뒤 최종 결과가 나오면 구민들에게 성실히 알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