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섭씨 36도, 체감 온도는 40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다. 바람도 거의 없다. 18개 홀을 돌면 쓰러지기 직전이다.
그야말로 무더위와 싸움이다.
4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파71·6648야드)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 골프 1라운드. 고진영(26)이 3언더파 공동 4위, 박인비(33)와 김세영(28)이 2언더파 공동7위, 김효주(26)가 1언더파 공동 16위에 자리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단독 선두는 5언더파를 친 마들렌 삭스트룀(스웨덴). 고진영은 2타, 박인비와 김세영은 3타, 김효주는 4타 차에 불과하다.
변수는 숨 쉬기조차 어려운 무더위다.
고진영은 "너무 덥다"고 고개를 가로저었고, 박인비도 "후반 몇 홀은 어떻게 친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더위를 많이 타기도 하지만, 18홀 내내 정말 더웠다"고 혀를 내둘렀다.
김세영도 "선수 생활에서 가장 더운 것 같다. 평소 땀을 잘 흘리지 않는데 이 정도로 땀을 흘린 것이 처음이다. 캐디도 너무 힘들어 해 안타까웠다"고 말했고, 김효주 역시 "올림픽에 나와서 너무 기쁜데 너무 덥다. 물을 끊임 없어 마셨다"고 허탈하게 웃었다.
캐디가 쓰러지기도 했다. 렉시 톰프슨(미국)은 15번 홀에서 캐디가 열사병 증세를 호소해 팀 매니저와 함께 남은 홀을 돌았다. 유사 사소(필리핀)은 캐디가 연습 라운드 때 열사병에 걸려 대표팀 코치가 캐디로 나서기도 했다.
톰프슨은 "캐디의 상태가 정말 좋지 않아 보였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골프연맹(IGF)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IGF는 폭염에 대비해 2라운드부터 1번 티에 선수 및 캐디용 우산을 비치하고, 각 티에 자원봉사자들을 우산을 들고 대기시킬 계획이다. 또 얼음 및 쿨링 타올을 싣고 다니는 카트를 코스 내에 순환시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