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중국 탁구 내에서도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마룽에게 한국 대표팀의 이상수(삼성생명)는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마룽과 이상수는 4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한국이 중국에 게임스코어 0대2로 뒤진 상황에서 격돌했다.
한국은 남자 복식 세계랭킹 1위인 이상수-정영식 조가 출전한 복식에서 중국의 마룽-쉬신 조에게 세트스코어 0대3으로 패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어진 2단식에서는 장우진이 판전둥에게 0대3으로 졌다.
어깨가 무거워진 이상수 앞에 마룽이 등장했다.
마룽은 지난달 30일에 끝난 남자 단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2016년 리우 대회에 이어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현 탁구 최강자다.
이상수는 마룽에 맞서 첫 두 세트에서 접전을 펼쳤지만 각각 9대11, 8대11로 패해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상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이상수는 3세트를 11대9로 따내면서 반격을 시작했고 기세를 몰아 듀스 접전이 벌어진 4세트에서 15대13으로 이겼다.
이상수는 마지막 5세트에서 초반 2점 차로 앞서나가는 등 접전을 펼쳤지만 끝내 마룽에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8대11로 졌다.
결국 한국은 게임스코어 0대3으로 패해 3-4위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세계 최강을 상대로 후회없는 경기를 펼쳤다.
이상수는 "할 거 다 하고 나오자, 연습했던 거 다 하고 나오자 생각했다"며 "마룽이 안전하게 플레이 하기 때문에 내게 쉽게 오는 공이 많아서 그걸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고 그게 잘 통했다"고 말했다.
모든 걸 쏟아부은 이상수의 저력 앞에 마룽도 진땀을 흘린 경기였다.
마룽은 "예전부터 이상수 선수를 상대로 편하게 경기를 한 적이 없었다. 오늘도 다르지 않았다. 2대0으로 앞서갔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첫 세트에서는 한때 밀렸고 두 번째 세트도 접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가 편하게 칠 수 있게끔 만들어 준 상황들이 종종 나왔다. 아마도 상대의 입맛에 딱 맞는 패턴대로 갔던 것 같다. 오늘 그의 멘탈은 나보다 뛰어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 오는 6일 오전 11시 동메달 결정전에 나선다. 이상수는 "오늘 끝난 건 끝난 거고 준비한 부분을 착실하게 준비해서 보여줄 걸 다 보여준다면 누가 올라와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