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 배지' 달고 나온 中…"앞으론 안 그럴게"[이슈시개]

중국의 사이클 국가대표 선수단이 메달 수여식에 '마오쩌둥 배지'를 달고 나와 논란이 일었다. 로이터 통신 캡처

중국 사이클 국가대표 선수들이 메달 수여식에서 가슴에 '마오쩌둥 배지'를 달고 시상대에 올라 논란이 인 가운데,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자 중국은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다.
 
지난 2일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 벨로드롬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사이클 여자 단체 스프린트 결승 경기에서 중국 여자 사이클 선수단은 독일 선수단을 0.085초 차이로 꺾고 31.895초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문제는 메달 수여식에서 발생했다. 메달을 받기 위해 시상대에 오른 중국의 두 선수 바오샨쥐와 중톈스가 그들의 트레이닝복에 중국의 전 국가주석 마오쩌둥이 그려진 배지를 가슴에 달고 나온 것.
 
중국 여자 사이클 선수단은 2020 도쿄올림픽 사이클 여자 단체 스프린트 결승 경기에서 독일 선수단을 0.085초 차이로 꺾고 31.895초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 매체 '지지통신' 캡처

이들의 돌발 행동에 외신들은 곧장 지적에 나섰다. 영국의 BBC는 지난 3일(현지 시각) 이 소식을 전하며 "(중국 선수들의) 이런 행동은 정치적 발언을 금지하는 올림픽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비중 있게 소식을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는 올림픽 헌장 내용을 설명하며 "헌장 50조에서 올림픽 장소, 경기장 또는 다른 지역에서는 어떠한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에 규정이 완화되어 선수들이 제재를 받지 않고 인종차별을 강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긴 했다"면서도 "경기 중이나 메달 수여식에서 행동이나 발언에 대한 금지 조치는 아직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오쩌둥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마오쩌둥은 중국 역사상 가장 큰 인도주의적 재난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며 "그는 중국의 농업과 산업 현대화를 명목으로 광범위한 기근과 4500만 명의 사망자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마크 애덤스 IOC(국제올림픽위원회) 대변인. 연합뉴스

이 같은 소식이 전 세계 언론에 보도되자, IOC가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일본 매체 '지지통신'은 "IOC는 (중국 선수들의 행동이)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는 올림픽 헌장에 위배될 소지가 있어 3일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문제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두 선수의 행동에 대해 중국올림픽위원회에 보고서를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자국 선수들의 행동이 논란이 돼 IOC에 조사받는 상황에 이르자, 중국은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다. 로이터 통신은 4일 관련 소식을 보도하며, IOC 측으로부터 보고서를 요구받은 중국올림픽위원회의 입장을 전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중국올림픽위원회 측은 지난 3일 중국 선수들이 배지를 다는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IOC에 전했다"며 "중국올림픽위원회가 보고서도 곧 보내올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 역시 "중국 측은 이미 우리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며 "IOC는 완전한 공식 답변을 줄 것이라고 약속한 중국올림픽위원회와 계속 접촉 중이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영국 인권운동가 베네딕트 로저스 트위터 캡처

소식을 접한 각국의 누리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영국의 인권 운동가 베네딕트 로저스가 이 같은 소식을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하자, 중국의 한 누리꾼은 "마오쩌둥은 중국 인민들이 좋은 삶을 살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중국 누리꾼도 "마오쩌둥은 중국인들의 정신적 지주"라며 해당 선수들을 옹호했다.
 
이에 반해 중국 외 국가들의 반응은 달랐다. 일본의 한 누리꾼은 "중국에서 선수들에게 배지를 착용하도록 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홍콩, 대만 등 다양한 국제적인 문제 때문에 애국 교육을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국내 한 누리꾼은 "중국 선수들이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을 했다"며 "메달을 박탈하고 출전 정지를 시키는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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