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영상은 지난 3월 13일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12 광고로, 유튜브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광고이기도 하다.
'Cook(요리)'이라는 제목의 해당 광고는 요리를 하는 동안 거칠게 아이폰을 다루는 남성의 모습이 나온다. 핸드폰 위에 후추통이 떨어지거나, 제대로 세우지 못해 싱크대로 떨어지는 등 아이폰의 내구성을 강조하는 장면들이다.
문제 장면은 남성이 사용하는 냄비의 문양이다. 일각에서는 냄비의 문양이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애플 광고 전범기 나만 불편한 건 아니겠죠"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이를 비판했다. 이 작성자는 "원형까지 완벽한데 짜증난다"며 "티비 광고는 (문제 속 장면을) 블러 처리했다. 자신들도 (이 문제에 대해) 알고 있다는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해당 광고의 한국어 버전에는 냄비 문양이 뿌옇게 가려져 있는 반면, 애플의 공식 유튜브 계정에는 원본 광고가 그대로 올라와 있다. 또한, 해당 광고는 일부 공개로 되어있고, 댓글 사용이 중지됐다고 나온다.
유튜브에 따르면 '일부 공개' 영상은 검색을 하거나 구독자 피드에는 나타나지 않고 동영상 링크를 받은 사람만이 시청하고 공유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4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서양에서 이렇게 욱일기를 연상하는 디자인을 사용하는 것은 "대부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연구팀이 욱일기 퇴치 캠페인으로 전 세계 기관과 기업에 해당 디자인을 사용했을 때 항의 메일을 보내면 대부분 하켄 크로이츠(독일 나치 전범기)와 같은 전범기인 줄 몰랐다고 답한다"며 "욱일기 사용에 분노함에 그칠 게 아니라 이를 사용하지 않도록 올바르게 계속적으로 알려주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구독자 10만 명을 보유한 일본의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지난 4월 문제의 아이폰12 광고를 두고 한국이 '지나친 피해망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대한 영상을 올렸다. 영상 댓글에는 일본 누리꾼들이 "욱일기 사랑", "일본 제품의 모든 곳에 욱일기를 쓰면 좋겠다", "또 전범병이군"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