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언니들에게 혼날 텐데…" 김연경이 말하는 원팀[도쿄올림픽]

김연경을 비롯한 배구 여자 대표팀이 4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배구 8강전 터키와의 대결에서 공격을 성공 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런던 때 언니들에게 혼날 수도 있는데…."

코로나19로 오히려 합숙 기간이 늘었다.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 참가하면서 버블 생활을 했고, 귀국 후 하동에서 코호트 격리 훈련을 했다. 이후 진천선수촌에서도 외출, 외박은 언감생심이었다. 덕분에 3개월 가량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서로 얼굴을 봐야만 했다. 기쁨도, 슬픔도 함께 공유하면서 라바리니호는 원팀이 됐다.

김연경 혼자의 팀이 아니다. 김연경이 중심을 잡아주면 양효진, 박정아, 김희진 등 동료들이 뒤를 받친다. 누구 하나 빠지는 선수가 없다. 막내 박은진, 정지윤까지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여자 배구 대표팀이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8강에서 세계랭킹 4위 터키에 세트 스코어 3대2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 여자 배구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9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김연경은 변함 없이 28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김연경은 "그냥 준비한 만큼 경기할 때 했으면 좋겠고, 그것을 믿고 있다. 준비를 정말 많이 해서 그것을 믿고 있다"면서 "결과가 어떻게 되든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이 한 점, 한 점 하겠다"고 말했다.

라바리니호는 원팀이다. 김연경 등 주축 선수들에게 무게가 실리지만, 한일전 안혜진, 터키전 박은진 등 깜짝 스타들도 등장하고 있다. 그만큼 준비가 잘 됐다는 증거이자, 원팀이 됐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김연경은 "모든 선수가 출전했다. 매 경기 출전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게 남다르다. 잠깐 들어오는 선수들도 언제든 뛸 거라 생각하고 준비한다. 그런 면에서 원팀에 됐다"면서 "박은진이 중요한 순간에 서브를 잘 넣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훈련할 때 다 했던 부분이다. 잘 버터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강조했다.

VNL, 코호트 격리 훈련, 그리고 진천선수촌에서의 막바지 훈련. 도쿄 올림픽을 위해 모든 것을 참고 훈련에 매진했다. 그 결과가 4강으로 나왔다.

김연경은 "사실 준비 과정이 쉽지 않았던 것이 외부 활동을 한 번도 못했다. 3개월 동안 VNL, 버블 생활, 자가격리, 하동 코호트 훈련, 진천 훈련이었다"면서 "하고 싶은 게 많고, 해야 할 것도 많다. 이걸 위해서 우리가 버텼구나 생각한다. 선수들도 뭐가 더 중요한지 알고 있다. 잘 버티고 있으니 남은 2경기도 잘하겠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9년 전인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4강 경험이 있다. 아쉽게 4강에서 지고,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해 메달은 놓쳤지만, 당시에도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했다.

김연경은 "지금 팀 분위기가 최고라고 하면 런던 때 언니들에게 혼날 수도 있다"면서 "죄송하지만, 지금이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괜찮다"고 웃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