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가 진짜 좋아요."
여자 배구 대표팀은 지난 4월부터 도쿄 올림픽을 준비했다.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 참가해 실전 감각을 쌓았고, 7월 12명 최종 명단 발표와 함께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코로나19로 외출, 외박도 없는 상황. 틀에 박힌 일과 속에 선수들은 더 끈끈해졌다.
결과는 올림픽 4강으로 나왔다. 김연경을 중심으로 양효진, 김희진, 박정아, 염혜선 등 주축 선수들부터 박은진, 정지윤 등 막내까지 하나가 됐다.
여자 배구 대표팀이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8강에서 세계랭킹 4위 터키에 세트 스코어 3대2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 여자 배구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9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박정아는 김연경 다음으로 많은 16점을 올리며 김연경 뒤를 받쳤다.
박정아는 "너무 좋다. 너무 좋아서 아무 생각이 안 난다"면서 "약간 눈물이 났는데 안 흘렸다. 잘 참았다. 정신이 없어서 끝나도 좋아하는 것 외 이야기는 딱히 안 했다"고 웃었다.
박정아는 김연경에게 블로킹이 몰릴 때마다 결정적인 스파이크를 때렸다. 3세트 마지막 점수도 박정아의 스파이크였다. 한일전 5세트 마지막 득점에 이어 '클러치 박'의 면모를 과시했다. 또 5세트 리시브가 흔들렸지만, 꿋꿋이 이겨냈다.
5년 전 리우 올림픽에서 울었던 박정아의 모습은 더이상 없었다.
박정아는 "3세트에 듀스를 가서 조금 긴장했다. 언니들이 괜찮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오)지영 언니가 옆에서 버티자고, 버틸 수 있다고 해줘서 그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다"면서 "그냥 오늘 경기를 이기고 싶고, 잘해내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5년 전 올림픽을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5세트에서 조금 흔들리고 있었는데 언니들이 괜찮다고 해줬다. 감독님도 '너 지금 공격하러 간 것이니까 리시브를 못하면 공격으로 득점을 내면 된다'고 도와줬다"면서 "멘털이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의 마지막 올림픽. 또 김수지, 양효진, 오지영 등 베테랑들도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이다.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박정아가 베테랑 역할을 해야 한다.
박정아는 "무조건 이간다는 생각으로 잘 준비해서 열심히 할 것"이라면서 "이번 대표팀에서 오래 같이 있었다. 외출, 외박도 없이 하루 종일, 3개월 내내, 매일 봤다. 언니들도 마지막 올림픽이라 분위기가 진짜 좋다. 연경 언니 마지막 올림픽이니 계속 잘해보자, 잘해보자 해서 분위기가 좋다"고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