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스코어 2대2로 맞선 5세트. 터키가 앞서가면 한국이 쫓았다. 10대10으로 팽팽히 맞섰다.
긴장 혹은 부담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 박은진이 서브를 넣기 위해 섰다. 박은진은 과감했다. 범실이 두려울 법 했지만, 강한 서브로 터키를 흔들었다. 터키의 서브 리시브는 그대로 넘어왔고, 네트 앞에서 기다렸던 김연경이 다이렉트로 마무리했다. 두 번째 서브도 마찬가지. 박은진의 강서브는 다시 네트 위로 향했고, 역시 김연경이 처리했다.
10대10의 팽팽한 승부는 단숨에 12대10으로 벌어졌다. 박은진의 서브 두 방과 함께 굳건했던 터키의 벽이 와르르 무너졌다.
여자 배구 대표팀이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8강에서 세계랭킹 4위 터키에 세트 스코어 3대2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 여자 배구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9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처음 올림픽에 출전한 막내의 강심장이 돋보였다.
박은진은 "처음에 들어갔을 때 감독님이나, 연경 언니가 자신있게 서브를 때리라고 해서 편하게 때렸던 것 같다. 연경 언니가 다이렉트로 득점을 잘 내줘서 좋은 서브를 더 때릴 수 었었던 것 같다"면서 "감독님이 손가락으로 사인을 주는데 그쪽을 보고 때리려고 했다. 리시브가 바뀌었을 때는 공격수 위주로 때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이 떨렸다. 안 떨었다면 거짓말"이라면서 "들어갔을 때 언니들이 할 수 있는 것만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했다. 언니들을 믿고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다른 대회와 달리 정말 더 떨리고,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서브 에이스는 하나도 없었지만, 박은진의 강서브에 터키 리시브는 흔들렸다. 박은진은 서브 비결을 묻는 질문에 "힘"이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제는 4강이다. 당연히 메달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박은진은 "8강 끝나고 4강에 올라갔다. 4강에 올라간 만큼 메달 욕심도 많이 난다"면서 "우리 할 것을 잘 준비하고, 상대를 잘 대비해서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