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린 보람이 있네"
류현진(34)이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고 마침내 홈구장 로저스센터를 밟았다.
LA 다저스 소속이었던 류현진은 2020시즌을 앞두고 4년 8000만 달러의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터뜨리며 토론토로 이적했다.
이전까지 팀 재건 작업에 열중했던 토론토는 새로운 에이스의 영입을 계기로 본격적인 순위 경쟁에 나서겠다는 각오였다.
토론토는 코로나19로 인해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확장되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으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류현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 본인과 토론토의 팬 모두에게는 한 가지 아쉬움이 있었다.
캐나다 정부가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을 경계해 블루제이스 구단의 토론토 내 경기 개최를 불허하면서 토론토 팬은 류현진이 공을 던지는 모습을 직접 볼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캐나다 정부는 마침내 봉쇄를 풀었고 류현진은 4일(한국시간) 마침내 로저스센터 마운드에 올랐다.
류현진은 7이닝 동안 볼넷 없이 탈삼진 8개를 솎아내며 7피안타 2실점 호투를 펼쳐 토론토의 7대2 승리를 이끌었다.
토론토에서의 첫 등판을 승리로 장식하며 홈 팬 앞에서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류현진이 토론토와 계약한 이후 무려 585일 만에 로저스센터에서 등판했다며 "기다릴 가치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류현진이 합류하면서 토론토는 상위권 순위 경쟁에 뛰어들기 시작했다"며 "류현진은 작년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날 마운드를 지킨 투수였다. 그리고 마침내 토론토 홈구장 마운드에 올랐고 또 한번 팀 승리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토론토 홈 팬은 류현진이 삼진을 잡거나 이닝을 끝내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마다 아낌없는 박수를 건네며 마침내 경기장에서 만난 에이스와 인사를 나눴다.
토론토 구단도 공식 SNS를 통해 "코리안 몬스터, 토론토에 상륙하다"라는 글을 남기며 이날 등판에 의미를 부여했다.
최근 2경기 연속 선발승을 따낸 류현진은 시즌 11승(5패)을 기록했고 시즌 평균자책점을 3.22로 낮췄다.
류현진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홈구장에서 등판해) 너무 좋았다. 토론토 팬 앞에서 승리투수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