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빨간불'에도 원칙 고수…창원시 결국 6일부터 4단계 격상

허성무 창원시장. 창원시청 제공
경남 창원시가 코로나19 확진자가 역대 하루 최다인 60명대까지 속출하자 이제서야 사회적 거리두기를 4단계로 격상한다.

4일 경상남도에 따르면, 창원시는 오는 6일 0시부터 16일 자정까지 10일간 기존 거리두기 3단계에서 방역 최고 수준인 4단계에 들어간다.

김해와 함양, 함안에 이어 도내 4번째 4단계 격상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적으로 경남이 4단계 격상 시군이 가장 많다.

창원은 3일 하루에만 62명의 지역감염자가 발생해 역대 하루 최다 발생 기록을 지난 28일(44명) 이후 6일 만에 경신했다.

최근 일주일간 지역감염자는 44명→41명→33명→30명→29명→30명→62명으로, 하루 평균 38.4명이 발생했다.

3단계 격상 기준(20.7명)을 훌쩍 초과한 지 오래됐고, 4단계 격상 기준(41.5명)에 이르고 있지만, 이 기준을 넘어서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선제 격상은 검토하지 않았다.

하지만, 창원의 빠른 확산세는 이미 수치로도 확인됐었다.

지난달 16일 당시 역대 하루 최다인 40명을 찍은 뒤 지난 3일까지 하루만 10명대의 지역감염자만 나왔을 뿐, 3단계 격상 기준인 20명대 이상 속출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사흘 연속 발생하는 등 40명대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발생한 날이 많았다.

게다가 80명을 넘긴 마산 유흥주점과 창원 음식점 관련 확진자에서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가 확인된 데 이어 최근 개인 확진자 23명에서도 확인됐다. 이들과 접촉한 n차 감염자는 델타 변이일 가능성이 큰 상황인 데다, 감염경로 불분명 확진자도 크게 늘었다.

숨은 감염자를 통한 조용한 전파가 현실화됐고, 창원의 빠른 확산세가 델타 변이 영향이라는 분석도 이미 나왔다.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다. 황진환 기자
그러나 창원시는 도의 격상 권고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고, 특히 유흥업이 밀집한 상남동에서는 밤 10시 이후에 불법으로 배짱 영업을 하는 노래방이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확산세가 심한 상황에서 방역의 고삐를 죄어야 할 창원시의 단속이 원래 없었던 탓인지, 아니면 단속을 해도 배짱 영업을 하는 것인지 몰라도 호객꾼 20여 명은 대놓고 불법 유흥을 안내하고 있었다.

창원시가 4단계 기준을 넘어서야 한다는 원칙만 고수하며 방역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확진자는 60명대까지 치솟을 정도로 위기 상황에 처했다. 한때 경남 전체 확진수와 맞먹는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격상 권고에도 미루는 사이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김해시의 사례를 보듯, 창원시도 확산 조짐을 보였을 때 선제 격상을 하지 못 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창원의 확산세가 거세면서 경남 전체 확진자 수도 3일 114명이 발생하며 역대 두 번째 하루 최다 기록을 세웠다. 최근 경남에서 발생한 확진자의 40% 정도가 창원에서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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