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기준금리 인상되나····금통위원 다수 "금리 올리자"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했던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내에서 대다수의 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계부채와 금융불균형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금융 안정을 위해 8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지 주목된다.

한국은행이 3일 공개한 '2021년도 제14차 금통위 정기 의사록'(7월15일 개최)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당시 회의에서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를 조정해 나가는 것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시점도 '가까운 시일 내'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현재의 완화적 기조를 바꿀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에 연 0.5% 기준금리를 9번째로 동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통위원 7명 중 5명이 현재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쪽으로, 1명은 기준금리 인상에 강하게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낸 고승범 위원은 "실물경제 상황과는 달리 금융안정을 고려하면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기준금리를 현 0.50%에서 0.75%로 상향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고 위원은 "실물경제를 우선 고려하는 것이 거시경제정책인 통화정책의 기본 책무이겠으나, 지금은 금융안정에 보다 유의해서 정책을 수립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가 조정될 경우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많지만 최근과 같은 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면 과도한 부채 부담으로 금리 정상화가 불가능해지는 소위 부채함정에 빠질 위험이 커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의견을 개진한 금통위원 6명 중 금리인상을 주장한 5명은 금융안정을 고려해 가까운 시일 내 금리인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위원 역시 "금융시장 전반의 불균형 확대는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을 약화시켜 대내외 충격에 우리 경제를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맞춰 이례적 수준으로 완화하였던 금융여건이 이제는 이와 같은 금융불균형 심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이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부문에서는 유례없는 레버리지와 위험선호 성향이 심화되면서 관련 리스크가 축적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지난해 초 이후 주요 도시의 주택 실거래가격과 주요국의 주가 상승률을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수준으로서 실물경제 성장률과 실질금리 수준 등을 감안할 때 과도한 상승세라고 판단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날 의견을 개진하지 않은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다음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부터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르면 8월 금통위부터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델타 변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위원은 "코로나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취약업종, 취약계층, 취약차주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소득의 회복 흐름을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며 "기준금리 조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고,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는 백신 접종이 충분히 이루어진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는 8월26일, 10월12일, 11월25일 등 모두 3차례 남았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 의견이 우세했던 만큼 8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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