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9개를 수확한 대한민국은 대회 후반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대회 초반 '효자' 종목으로 불리는 양궁(4개)과 펜싱(1개)에서만 금메달이 터졌다. 그러나 기대 했던 태권도, 유도, 사격에서 금맥이 막혔고 메달 행진이 멈췄다. 새롭게 등장한 '도마의 신' 신재환(23·제천시청)이 체조에서 금메달을 1개 추가한 뒤 아직 금메달 소식이 없다.
그러나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적었지만 묵묵히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태극전사 선수들이 있다.
그들은 올림픽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한국기록을 경신하며 2024 파리 올림픽의 희망의 씨앗을 남겼다.
■ 5전 전패, 아름다운 꼴찌
한국 럭비대표팀은 태극 마크를 달고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섰다. 성적표는 5전 전패. 29득점을 했지만 210실점을 떠안았다.
출전한 12개 팀 중 꼴찌인 12위에 머물렀지만 아무도 그들을 비난하지 않았다. 대표팀은 럭비 불모지인 한국에서 약 100년 만에 올림픽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고 최선을 다했다.
그들의 모든 기록이 한국신기록이었던 럭비. 특히 마지막 경기인 한일전은 온몸을 불사르며 진한 감동을 남겼다.
■ 올림픽은 즐기는 자의 것
육상 남자 높이뛰기에서 4위를 차지한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은 '올림픽은 즐기는 자가 승리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우상혁은 1일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뛰어넘었고 한국신기록을 달성했다.
우상혁은 4위로 대회를 마쳤고 한국 육상 트랙 및 필드 종목의 올림픽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그는 경기 내내 대회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손뼉을 치고, 환호하고, 뛰어오르며 환하게 웃는 우상혁은 스포츠는 결과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 포스트 '마린보이'의 탄생
박태환 이후 수영에서 주춤했던 한국은 도쿄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았다.
황선우(18·서울체고)는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신기록과 아시아신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누구도 쳐다보지 못했던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 무려 65년 만에 진출했다.
'박태환 시대'를 끝내고 '황선우 시대'를 연 그는 한국 수영의 새로운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 한국 최초 다이빙 결선 진출자
다이빙은 우하람(23·국민체육진흥공단)이었다.
1960 로마올림픽부터 출전해온 한국 다이빙은 지금까지 메달을 단 한 번도 수확하지 못했다.
우하람은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었다. 그는 도쿄 올림픽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승에서 12명 중 4위에 올랐다.
한국 다이빙 역사 중 최초 결승 진출자에 이어 최초 4위.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10m 플랫폼 결승에서 11위에 올랐던 우하람은 5년 만에 한국 다이빙의 메달권 진입을 현실로 일궈냈다.
우하람은 6일부터 10m 플랫폼에서 다시 최초 메달에 도전한다.
■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의 역사 장식
한국 요트의 대들보 하지민(32·해운대구청)은 한국 올림픽 최고 기록인 최종 순위 7위로 2020 도쿄 올림픽을 마쳤다.
하지민은 2008 베이징 올림픽부터 이번 대회까지 4회 연속 올림픽에 진출했고 올림픽 요트 10위권 진입이라는 역사를 만들었다.
2024 파리 올림픽도 나설 수 있지만 하지민은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국제무대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국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후배들을 양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