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관련 극단 선택 잇따라···광주전남 시·도 교육청 '소극 대응'

최근 두 달 새 전남 진도·광주 광산구서 극단적 선택 잇따라
광주 3년 만에 학교폭력 발생 건수 2배 이상 증가···전남 33%↑
광주 2018년부터 마음보듬센터 운영···개소 초기부터 상담 최대치 육박
전남 관련 기관 없어 학교폭력 관련 극단적 선택 파악 안 돼

그래픽=김성기 기자

광주전남지역에서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광주전남 시·도교육청은 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광주전남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7월 31일 전남 진도에서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중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숨졌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말에는 동급생에게 학교폭력을 당한 고등학생이 광주 광산구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광주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만에 학교폭력 발생 건수가 240여 건에서 520여 건으로 2.1배 이상 늘었다. 전남에서는 지난 2019년 1180여 건에서 지난해 1570건으로 33% 정도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광주시교육청은 학교폭력 등으로 인한 극단적인 선택을 막기 위해 마음보듬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미 1년 동안 상담할 수 있는 최대치인 연 400건에 육박했다.

개소 초기부터 추가 인력 채용 등의 상담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3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센터 개소 초기부터 상담실이 비어 있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며 "예전에는 3주 정도 기다리면 상담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한 달 반 이상 걸리기도 해 다른 병원으로 안내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전남의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해 일선 학교에서 학교폭력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에 대한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관련 기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2018년 마음보듬센터를 마련해 문을 열었지만 전라남도교육청은 아직 관련 기관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지역 병원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상담이 필요한 학생들을 안내하고 있다.

학교폭력 발생이 끊이지 않는 데다 일부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막기 위한 광주전남 시·도 교육청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전라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서 발생하는 극단적인 사례는 취합하고 있지만 학교폭력과 관련됐는지 여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학교폭력 등으로 학생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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