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한국 선수단의 도시락을 또다시 걸고넘어졌다. "한국이 '식자재가 안전하지 않다'는 근거 없는 소문을 양산해 후쿠시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는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20일부터 한국 선수단을 위한 별도의 급식지원센터를 마련해 선수단에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이용하는 선수촌 식당에서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사용해 식사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에 재차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매체 '지지통신'은 3일 "후쿠시마산 식자재의 안전성을 한국에 전달하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하며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을 전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3일 국무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 선수단이 후쿠시마산 식자재에 대한 우려 때문에 독자적인 급식지원센터를 설치한 것과 관련, 후쿠시마산 식자재는 안전하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국무회의의 목적은 도호쿠·후쿠시마 재건을 보여주고, 해당 지역의 농·수산물이 안전하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앞서 교도통신은 지난 2일 "일본 정부는 한국의 급식지원센터가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생기는 피해를 의미하는 이른바 '풍평피해'를 조장한다"면서 "지난 7월 말 한국 정부 측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한국 선수단에 별도로 도시락을 제공하는 행동이 후쿠시마산 식자재가 안전하지 않다는 근거 없는 소문을 만들어내 후쿠시마에 피해를 입힌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상황 아래 현지에서는 각국의 출전 선수들이 선수촌 식당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면서 한국 언론이 이에 대해 침묵 중이라고 지적했다.
현지 매체 'THE ANSWER'는 지난 2일 "선수촌 식당의 믿을 수 없는 인기"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하며, 외국 선수들이 선수촌 식당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기사는 "각국의 선수들 사이에서 도쿄올림픽 선수촌 식당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잡지에서도 이 소식을 전했다"면서 "선수촌 식당에 대해 전문 언론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다른 현지 매체 '와우 코리아'는 3일 기사를 보도하며, 해외 선수들이 후쿠시마 음식에 만족하는데도, 한국 언론은 이와 관련된 보도를 하나도 하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해당 기사에서는 "미국 소프트볼 감독이 후쿠시마에 머무는 동안 후쿠시마산 복숭아를 먹어본 후 맛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다"고 극찬했다면서, 후쿠시마 측에서 도미니카공화국 선수들에게 후쿠시마산 복숭아 30kg을 선물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언론이 평소에는 일본의 소식을 자세하게 보도하면서, 해외 선수단이 복숭아를 극찬한 이 같은 소식은 한국 언론에서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편 일본 정부의 항의 소식을 접한 국내 누리꾼들은 "아쉬울 것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한 누리꾼은 "미국도 별도로 급식을 지원하고 있다"며 "일본이 미국한테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손님한테 굳이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먹이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며 "일본이나 실컷 먹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