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사람 따르던 물범, 인간 손에 죽었다…애도 이어져[이슈시개]

함께 물속에 있던 바르다카스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스티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슬펐다"며 "아직 철이 들지 않은 어린 아이와 같은 느낌이었다"고 안타까워 했다. 바르다카스 페이스북 캡처·MOM 페이스북 캡처

그리스 알로니소스섬 해안에서 작살에 찔려 죽은 채 발견된 지중해 몽크물범 '코스티스'의 생전 영상이 공개되면서 전 세계 누리꾼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티스'는 평소에도 사람을 잘 따라 이 지역 주민들에게 마스코트로 자리잡으며 관심을 받고 있었다.

지난달 31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7월 초 알로니소스 섬 인근 지역에서 배우이자 다이빙 강사인 니코스 바르다카스와 '코스티스'가 물속에서 찍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 매체는 "온라인 상에 처음 공개된다"며 "코스티스의 마지막 모습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코스티스'가 물 속에서 다이버들의 다리를 붙잡으며 장난을 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다이버들이 이동을 할 때도 '코스티스'는 옆에 와서 몸을 비비며 사람을 따른다. 다이버들도 장갑을 벗어 '코스티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속에서 시간을 보낸다.

매체에 따르면 바르다카스는 "섬 주변 25m 해저에 있을 때 갑자기 무언가가 제 종아리를 만지는 게 느껴졌다"며 "확인해보니 물범이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떠올렸다.

데일리메일 캡처

그러면서 "5천 번 이상 다이빙을 해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며 "사람에게 친근한 돌고래와는 달리, 물범은 수줍음을 많이 타는데 '코스티스'는 달랐다. 노는 것을 좋아해 강아지와 노는 느낌이었다. 마법같았다"고 덧붙였다.

'코스티스'가 사람을 잘 따른데는 사연이 있다. 지난 2018년 지중해 열대성 저기압인 '조르바스'가 그리스 전역을 강타한 당시 생후 2주된 새끼 물범이 어미랑 떨어지게 됐다가, 한 어부에 의해 구조됐다.

이 물범은 자신을 구조한 어부의 이름을 따 '코스티스'로 불리게 됐다. 보살핌 속에 '코스티스'는 풀려났지만, 이후에도 사람을 잘 따라 주민들과 관계를 유지했다.

데일리메일 캡처

이런 '코스티스'가 지난달 24일 작살에 맞아 죽었다는 소식이 나오자 현지에서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 것이다.

그리스 환경단체인 MOM(지중해몽크물범연구보호협회)은 "인간의 사악함과 어리석음에는 끝이 없다는 사실이 또 한 번 증명됐다. 슬픔과 분노가 인다"며 죽은 '코스티스'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 단체는 또 법적 대응은 물론, 1만 2천 파운드(한화 2천만원)의 현상금까지 내건 상태다.

MOM은 지난달 24일 코스티스의 죽음을 알렸다. MOM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 소식을 접한 전 세계 단체 및 누리꾼들은 '코스티스'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것과 동시에 '코스티스'가 세상을 떠난 것을 애도하고 있다.

3일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사회네트워크서비스)에 따르면 '코스티스'의 이름이 걸린 해시태그와함께 죽은 사람을 기릴 때 사용되는 'RIP(Rest in peace)'을 표현하고 있다.

현지 한 누리꾼은 "며칠 전 우리는 알로니소스 항구에서 마지막으로 만났다"며 보트에 누워 있는 코스티스의 생전 모습을 올리기도 했다. 인도 한 누리꾼은 해당 소식을 담은 기사를 공유하며 "매우 비참한 소식"이라고 알렸고, 국내 누리꾼도 "천벌을 받아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생전에 사람을 잘 따른 코스티스는 배 또는 보트에 자주 올라가 휴식을 취했다. MOM 페이스북 캡처

영국 해양환경단체인 블루 플래닛 소사이어티도 이날 "'코스티스'를 죽인 사람을 찾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중해 몽크물범은 멸종위기종으로 현재 700마리 미만이 야생에서 살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 그리스에서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어부들은 그물을 훼손하고 어획물을 잡아먹는다며 몽크물범을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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