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은 선배들이 가질 테니 자신있게 해" 강백호를 깨운 한마디 [도쿄올림픽]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강백호. 요코하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KBO 리그를 주름 잡는 강백호(KT 위즈)가 마침내 올림픽 무대에서 부활했다.

올해 KBO 리그에서 타율 0.395, 10홈런, 61타점을 쓸어담은 강백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김경문호의 4번타자로 낙점된 선수다.

하지만 강백호는 대회 초반에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한국 타자들은 전반적으로 타격 감각이 좋지 않았는데 그 중에서도 강백호가 유독 눈에 띄었다.

김경문 감독은 2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경기에서 강백호의 타순을 4번에서 2번으로 조정했다.

4번타자라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보다 편한 마음으로 타격에 임하라는 메시지였다.

강백호는 지난 1일 도미니카 공화국을 상대로도 2번타자 자리를 맡았다. 하지만 변화의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았다.

만약 강백호가 슬럼프에서 깨어난다면? 기대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강한 타자가 상위타순에 배치돼 타석에 한 번이라도 더 나오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는 '강한 2번타자'가 제몫을 했을 때의 이야기다.

강백호는 마침내 깨어났다.

강백호는 이날 4타수 4안타 2타점을 올리며 한국 야구의 11대1, 7회 콜드게임승에 기여했다.

전날 도미니카 공화국을 상대한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9회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는 등 한국 타자들의 타격 감각의 전반적으로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타선의 중심을 맡아야 할 강백호의 부활은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강백호는 그동안 중책을 맡은 만큼 부담감도 적잖았다고 고백했다.

강백호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어렸을 때부터 꿈 꿨던 무대였다. (감독님께서) 제게 좋은 기회를 주셔서 4번타자로 대회를 시작했다. 부담보다는 더 잘하고 싶고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던 것 같다. 그런 압박감이 조금 있었다"고 말했다.

선배들의 조언이 강백호에게 큰 도움이 됐다.

강백호는 "(김)현수 형과 (양)의지 형 등 선배들이 '부담은 선배들이 가질 테니까 너는 후배로서 자신있게 하고 너 스스로를 믿고 플레이 해'라는 말을 해주셨고 그래서 조금이나마 압박감을 떨쳐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녹아웃 스테이지 2연승으로 미국과의 예선전 패배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준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오는 4일 일본과 미국의 경기 승자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금메달 결정전에 직행한다.

미국전 패배는 김경문호에게 큰 충격이 됐지만 도미니카 공화국전의 짜릿한 역전승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분위기다.

김경문 감독은 "어제 (도미니카 공화국을 상대로) 역전한 분위기가 오늘 초반부터 좋은 무드로 이어진 것 같다"며 "우리 타자들은 경기를 하면서 타격 감각이 살아나고 있어 오늘 점수를 많이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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