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충청권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당내는 물론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차별화 시도가 눈에 띄었다.
vs 윤석열
이 지사의 충청권 첫 일정은 충남 예산 윤봉길 의사 사당인 충의사였다. 윤석열 전 총장이 지난 6월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서울 서초구 양재동 윤봉길 기념관과 장소는 다르지만,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윤봉길'이라는 테마는 같다.다만 이 지사는 윤 전 총장과 '내용'의 차별화를 꾀했다. 윤 전 총장이 윤봉길 기념관에서 문재인 정부 비판에 열을 올린 반면 윤봉길 의사당을 찾은 이 지사는 "불공정과 양극화 해결을 위한 목숨 건 정치"를 강조했다.
이튿날인 2일 대전 대덕특구 행보에서도 차별화 시도를 엿볼 수 있다.
지난달 6일 대덕특구 내 카이스트를 방문한 윤 전 총장은 원자핵공학과 학생들과 오찬을 진행한 반면 이 지사는 카이스트 반도체 연구소를 방문한 뒤 역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대덕특구 내 LG 에너지솔루션 기술연구원을 찾았다.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을 비난하는 행보를 보인 반면 이 지사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 미래 기술에 방점을 찍은 행보에 주력했다.
같은 장소를 찾았지만, 전달하는 바는 전혀 달랐던 셈이다.
vs 당내 주자
이 지사의 충청권 차별화 전략은 당내 경쟁자들에도 적용된다.1일 윤봉길 의사당 방문 후 이 지사는 양승조 충남지사와 만찬을 진행했다. 앞서 정세균, 이낙연 전 총리들은 양 지사와 오찬을 진행한 바 있다. 오찬과 만찬의 무게감도 있거니와 이 지사는 양 지사와의 만찬과 자신과의 인연을 자신의 SNS를 통해 '홍보'하기도 했다. 같은 사람을 만났지만 무게감 측면에서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진행된 대전시와 경기도간 정책 협약은 '현직 도지사'로서의 프리미엄을 활용한 차별화로 볼 수 있다. 전직 총리 및 현직 국회의원 신분으로 광역자치단체와의 '협약'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
실제 이 지사의 대전 방문이 '공동발전 업무 협약식'이라는 공식 행사로 진행된 반면, 두 전직 총리들은 청년 간담회, 경제인 간담회 등에 그쳤을 뿐 아니라 충남도청을 찾은 자리에서도 양승조 지사와의 인연이나 도정 협력 정도의 한계가 있었다. 박용진 의원은 세종시청에서 썰렁한 기자 브리핑을 진행했고 추미애 전 장관은 대전시의회에서 비전 선포식을 진행해야 했다.
이 밖에도 이 지사는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대전과 세종, 충남북 광역 및 기초의원들과 줌을 통한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등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된 광폭 행보를 이어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