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경기지사가 3박 4일 지역 순회 마지막 일정으로 충청권을 방문해 지역주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행정수도 완성과 청와대·국회 세종 이전에 대해선 '찬성'의 입장을 내놨다.
이 지사는 2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역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지나치면 합리적인 판단과 선택이 왜곡된다"며 "(지역주의가) 정치적 의사결정의 핵심적인 중요요소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의 고향이 충청도지만, 말 안 한 건 나까지 그런 이야길 하면 또다시 지역을 이용하는 것 아니겠냐는 생각 때문"이라며 "최근 점점 지역 이야기들이 선거 전면에 오르내려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행정 수도 완성과 청와대·국회 세종 이전에 대한 질문에는 "서울 또는 수도권은 경제 중심지로 가되 행정기능은 정부의 결단으로 얼마든지 뗄 수 있다"며 "국토 균형 발전 차원에서 세종으로 행정수도를 옮기자는 것은 계속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산하 공공기관들은 준공무원들이기 때문에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도 신속하게 해야된다"며 "특히 세종 국회의사당은 예산까지 편성돼있기 때문에 가급적 신속하게 옮기는 게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도 집무실 정도는 지금 단계로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가기관들은 기본적으로 다 옮기는 게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이 지사는 '개헌'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근본적으론 개헌을 해야된다. 87년 체제가 너무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어서 낡은 옷 입는 꼴이라 한 번은 갈아입어야 한다"며 "개헌 내용이야 여러 사람의 의견들이 다를 수 있지만, 그중 하나는 행정수도와 전통적 경제수도, 산업경제수도를 분리하는 게 대한민국의 지속 성장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선 출마를 위해 제주지사를 사퇴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 대해서는 "원희룡 지사가 대선 경선 나가면 도지사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했는데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며 "공직자로 선출됐다는 건 높은 자리가 아닌 책임, 의무, 계약"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특히 코로나19가 심각해 방역에 어려움을 겪는데 선거하겠다고 사퇴하고 자기 선거에 올인하는 게 옳겠냐"고 비판했다.
전날엔 충남을, 2일엔 충북·대전을 찾았지만, 세종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시간이 없어서 그렇다"며 "방역 의무로 지방 순회가 매우 어려운 상태인데 다른 후보들은 사흘에 한 번씩 지역에 나타나는데 이재명은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지적이 있어서 휴가를 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지원한다는 '이심송심' 논란에 대해서는 "특정한 사물을 중간에 놓고 양쪽에서 보면 양쪽 다 중간에 있는 사람은 저쪽 편처럼 보인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자신도 피해를 보는 게 있다고 이 지사는 말했다. 그는 "단체장이기 때문에 경선 운동 제약이 너무 크다. SNS로 나를 지지해달라고도 하면 안 된다"며 "다른 사람은 두 발로 뛰는데 우린 기어 다니게 해 불공정하니 규정을 바꿔 문자메시지라도 보내게 해달라 했지만 안 해주는 건 사실 섭섭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