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바이러스와의 전쟁. 그 국면이 바뀌었다. 델타변이는 수두만큼이나 쉽게 전파되고 백신을 맞은 사람이나 안 맞은 사람이나 똑같은 양의 바이러스를 퍼뜨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가 최근에 보고서를 냈는데 그 안에 들어 있는 말입니다. 백신 2차까지 접종 완료한 사람들한테는 마스크 벗게 했던 미국이 최근에 다시 마스크를 끼라고 정책을 바꾼 이유가 바로 이 보고서 때문이랍니다. 사실 그동안에 델타변이는 베일에 싸여져 있었어요. '백신을 맞아도 돌파감염이 되는 것 같다. 전파력도 더 강한 것 같다.' 막연하게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연구결과로 똑 떨어지게 나온 거는 없었거든요. 그런데 미국 질병청이 수치로 확인을 한 겁니다. 자세히 풀어보죠. 가천대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정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재훈>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보고서. 그동안의 사례를 가지고 연구를 한 건가요?
◆ 정재훈> 네, 그동안의 사례라기보다는 여태까지 이루어졌던 연구 결과를 종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델타변이에 대한 연구가 아직까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완전히 확정된 정보라기보다는 지금까지 나온 연구들을 모두 다 종합한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연구 조각조각 나온 걸 다 종합한 종합판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군요.
◆ 정재훈>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하나하나 보죠. 우선 전파력. '수두만큼이나 쉽게 퍼진다,' 이거 어떤 말입니까?
◆ 정재훈> 네, 전파력이라고 하는 것이 우리가 감염재생산수라는 거를 봐야 되는데요. 감염재생산수는 한 명의 확진자가 생겼을 때 새롭게 몇 명의 확진자를 만들어내는가 이런 의미인데요. 기존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감염재생산수가 3에서 4정도로 평가가 됐습니다. 그런데 델타변이가 그것보다 약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와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감염재생산수가 5에서 6. 높게는 8 정도까지 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 번째가 우리가 집단면역의 효과라고 해서 접종률이 70% 정도가 되면 자연스럽게 바이러스가 감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있었는데요. 그런 그러한 수치가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라는 의미고요.
◇ 김현정> 얼마까지 가야 된다는 소리예요?
◆ 정재훈> 5 정도 되면 전체 인구의 80%가 면역이 있어야 되고요. 6이면 6분의 5. 7에 이르면 7분의 6 이상이 면역이 있어야 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8에서 9명 정도가 전파를 시킬 수 있더라라는 게 지금 보고서 내용이라면 이걸 전제로 한다면 그러면 우리 사회에서 집단면역이 이루어지려면 한 90%는 접종을 해야 된다는 소리입니까?
◆ 정재훈> 90%는 접종 되어서 면역이 획득되어야 하는데요. 그러면 여기에서 우리가 알아야 되는 것이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가 100%가 아닙니다. 그래서 감염재생산지수가 5가 넘는다는 의미는 사실상 전체 인구를 접종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기존에 기대하던 집단면역의 효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그런 의미인 거죠.
◇ 김현정> '전체 100% 접종을 한다고 해도 우리가 기대했던 집단면역 효과가 안 나올 수도 있다'는 정도로 전파력이 지금 상당하다는 얘기. 전파력은 그렇고요. 백신 맞은 사람들도 감염이 되는가. 이거는 돌파감염이라고 하는데 돌파감염 여부도 계속 알쏭달쏭했어요. 왜냐하면 분명히 돌파감염이 있긴 있는 것 같은데 이게 좀 아주 케이스같기도 하고. 예를 들어서 저희가 얼마 전에 프로야구 선수들이 호텔방에 있다가 확진된 사례가 있지 않았습니까? 그때 6명이 호텔방 안에서 감염이 됐는데 화이자 2차까지 접종한 박민우 선수만 안 걸렸어요. 그거를 보면서 '와, 그러면 효과가 있긴 있네' 그런데 또 다른 사례들 보면 '나 2차까지 다 맞았는데 감염됐어' 이런 사례도 또 있고 해서 이게 지금 그러면 돌파감염이라는 게 되기는 되는 것 같은데 이게 얼마나 잘 되는 거야, 얼마나 드문 거야. 이게 헷갈렸거든요. 보고서에서는 뭐라고 판단했습니까?
델타변이 바이러스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대부분은 백신 2회 접종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1회 백신 접종을 할 경우에는 기존 바이러스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델타변이 바이러스는 1회 접종만 할 경우에는 거의 절반 정도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오고요. 2회 접종을 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변이바이러스)에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백신들은 90%대의 감염 예방효과가 있었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70% 대 감염 예방 효과가 있었는데 이 수치들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다 10% 정도 낮아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체감하기로는 돌파감염의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보면 백신접종률이 높아져 있기 때문에 마치 돌파감염이 매우 높아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나온 것인데. 이런 것은 특별하다기보다는 접종률이 높아지고 그다음에 백신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나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봐야 됩니다.
◇ 김현정> 최근에 미국의 한 행사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집단감염 사례 있지 않습니까? 확진자 중에 469명을 분석해 보니까 그중에 74%가 백신 2차까지 맞은 사람이더라. 이게 미국에서 굉장히 큰 파장을 일으켰었는데 그러면 이 경우는 어떻게 봐야 돼요?
◆ 정재훈> 그런 경우에는 전체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에서 어느 정도 비율로 생겼는지를 다시 한 번 파악해 볼 필요가 있고요. 거기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한 사람이라면 그 안에서는 돌파감염 사례가 높아질 수 있고요. 그리고 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떤 대규모 행사에서 반복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될 경우에는 돌파감염의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렇게 해석해야 됩니다.
◇ 김현정>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다' 그 말씀이시네요. '전파력은 세졌고 백신 맞은 사람도 많아지다 보니까 이 돌파감염의 사례도 더 많이 나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된다는 말씀.
◆ 정재훈> 네, 과학적으로 보면 그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사실은 이렇게 돌파감염도 많이 나오고 또 전파력은 엄청나게 세졌다고 하니까 자연스럽게 나오는 질문이 뭐냐 하면 '아니, 백신 맞으나 안 맞으나 다 마스크 써야 되고, 돌파감염 사례도 이렇게 많고 하면 그러면 뭐하러 맞아' 이런 사람들이 나온다는 거예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재훈> 백신의 효과는 두 가지로 나누어서 봐야 되는데요. 감염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고 중환자가 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는데 감염을 막아주는 효과는 어느 정도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중환자가 되거나 사망자가 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는 그대로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백신 접종은 감염도 어느 정도 차단을 하지만 감염이 되었을 때 중환자가 되는 것은 거의 막아준다고 봐야 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은 그래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백신을 2차까지 다 접종했는데도 감염이 됐어요. 이른바 돌파감염이 됐어요. 이 경우에 지금 중증으로 가는 거를 막아준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어느 정도 확률로 막아줍니까? 얼마나?
◆ 정재훈> 중증화 예방 효과나 사망 예방 효과가 기존 바이러스 같은 경우에도 거의 90% 후반 정도가 효과가 나와 있었고요. 델타변이 바이러스에서도 여러 나라에서 데이터가 나오고 있는데 90%대 효과가 그대로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염 예방 효과는 어느 정도 감소를 하고 있지만 중환자가 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는 거의 그대로 유지가 되고 있거든요. 우리는 바로 이점에 착안을 해서 앞으로 코로나19의 방역대책이라든지 종식에 대한 방향을 결정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정재훈> 감염이 되더라도 그중에 감염되었을 때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보다 접종한 사람에서 사망자가 중환자가 될 확률이 90% 감소한다라는 그런 의미인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보고서를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도 자꾸 지들 살길을 찾아서 자꾸 변해 가고 그러면서 전파력이 수두 뺨 치는 수준으로 갔다. 문제는 백신을 2차까지 맞은 사람도 돌파감염은 된다.' 이건 확인이 된 거고 '다만 접종자, 미접종자가 똑같이 걸렸을 경우 접종자가 미접종자보다 훨씬 덜 앓는다.' 굉장히 쉬운 말로 말씀을 드리고 있어요. 덜 앓는다. 즉 '중증으로 가는 확률이 확 줄어든다.' 그러면 '(백신) 맞을 거냐, 안 맞을 거냐라는 물음 앞에서 당연히 맞아야 된다.' 이렇게 되는 거군요.
◇ 김현정> 감염병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분이죠. 코로나19 중앙임상위원장 오명돈 교수가 지난 5월에 이런 말을 했어요. '코로나19 집단면력이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서 완전한 퇴치란 불가능하다.' 이런 말을 하면서 이게 무슨 말이냐고 그때 한바탕 술렁였던 기억이 나거든요, 교수님. 그런데 결국 그게 이런 말이었던 건가? 즉 변이에 변이에 변이가 계속 나온다는 말이었던 건가? 저는 이런 생각이 드는데 맞습니까?
◆ 정재훈> 네, 델타변이가 등장하면서 '전 국민 70%가 접종을 하면 그때부터 종식이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게 되었고요. 델타변이의 전파 능력을 사실상 전 국민이 접종한다고 하더라도 유행 자체를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고요. 당분간 확진자 숫자도 지금 정도가 유지가 될 가능성이 크죠. 따라서 지금 상태에서 종식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전략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봐야 하는 시점인데, 저는 코로나19를 더 이상 치명적이고 전파력이 높지 않은 바이러스로 만들어서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봅니다.
즉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을 완료를 해서 더이상 코로나19로 사망자나 중환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수준까지 간다면, 또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접종을 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거의 하지 않아도 확산이 심각하지 않은 정도가 종식에 사실상 가까운 수준이 아닌가, 이렇게 보는 거죠.
◇ 김현정> 정 교수님도 똑같은 말씀을 하시네요. 그러니까 이게 '집단면역이란 불가능하다. 코로나19에 있어서. 그러면 코로나19를 독감 중에 하나로, 즉 백신 매년 맞아가면서 걸릴 경우에는 일반적인 독감 사망률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는 걸 감수하면서 그렇게 일상을 살아가는 것, 즉 일상적인 경제활동도 하고 장사도 하고 학교도 열고 하는 식의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뭐 이런 말씀으로 이해하면 됩니까? 지금 영국이 그렇게 가고 있는 것 같던데요?
◆ 정재훈> 네, 저도 일정 부분만 동의를 하는데요. '위드 코로나'라는 단어가 아니더라도 방역의 관점을 어느 정도 바꿀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 이런 전략으로 가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은데요.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이 완료가 되지도 않았고 유행상황이 안정적이지도 않기 때문에 지금 당장 방역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라고 하는 것은 너무 많은 위험을 감수하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당분간 지금의 방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사이에 시간을 버는 거죠. 시간을 벌어서 최대한 접종률을 높이고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도 어느 정도 끝나게 되면 그리고 유행 상황도 안정이 되면 점차 방역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것이지
◇ 김현정> 일단 백신 접종률이 중요하군요?
◆ 정재훈> 네, 백신 접종률과 백신 접종률을 위해서는 백신의 공급이 가장 중요하죠. 그래서 최대한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당면한 과제입니다.
◆ 정재훈> 저는 당분간 지금 상황이 이어지고 확진자는 감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는데요. 아까 드렸듯이 델타 바이러스가 유행을 하고 있고요.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라는 것이 지금은 일상생활, 사적 영역에 대한 제한이 이루어지고 있고 경제 활동은 그대로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라고 하더라도 그 효과가 한정적이라고 봐야 되는 거고요. 그다음에 백신접종률이 빠르게 높아져야 되는데 7월달은 사실상 정체 상태였기 때문에 저는 8월까지는 지금의 유행상황이 그대로 갈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8월까지 계속요?
◆ 정재훈> 네, 8월 정도까지는 가야 그래도 감소를 어느 정도 기대해 볼 수 있고요. 그리고 최악의 상황에는 델타변이가 워낙에 전파 능력이 높기 때문에 지금보다 확진자 숫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정재훈>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가천대학교 정재훈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