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균 (민주당 대선예비후보)
'경선을 소판, 닭판으로 변질시키지 말라.' 지금 민주당 대선을 두고 정세균 후보가 이렇게 비판을 했습니다.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 양측이 공약 이행률 공방을 벌이다가 '소 잡는 칼, 닭 잡는 칼' 소 칼, 닭 칼 논란까지 벌이니까 정세균 후보가 보다 못해서 쓴소리를 던진 건데요.
여기에 더해서 정세균 후보가 던진 공약 하나가 또 논쟁을 일으키고 있죠. 뭐냐 하면 '경기도를 남도와 북도로 분리한다.' 이런 공약입니다. 이거는 경기도민들에게 아주 민감한 이슈예요. 그런데 경기도 인구는 1300만 명이 넘습니다. 가장 큰 도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게 만만치 않은 이슈로 커졌습니다. 민주당 정세균 대선 예비후보의 입장, 직접 들어보죠. 정세균 후보님 안녕하세요.
◆ 정세균> 네. 안녕하십니까. 정세균입니다.
◇ 김현정> 우선 '경기도를 남도와 북도로 나누자.' 이 공약 얘기부터 좀 짚어보겠습니다. 사실은 그동안에도 나왔던 얘기인데 이게 쉽지 않았던 이유가 있었거든요?
◆ 정세균> 그렇죠. 쉽지 않았죠. 그렇지만 필요하다면 될 때까지 노력해야 되죠. 사실 경기도가 그 안에 너무 커졌어요. 그리고 이제 남북 간의 차이는 여전하고요. 커졌다는 게 인구도 그렇지만 사실은 경기도의 면적이 굉장히 크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지역 간에 격차나 여러 가지 차이점이 많아서 주민들께서도 '경기북도 설치를 해야 된다' 라고 하는 주장이 오랫동안 지속돼 왔고요. 아직까지 성사는 되지 않았습니다마는 그 불씨가 꺼지지 않는 것은 그만큼 필요성이 높다는 얘기로 봐야 되겠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경기북부에는 군사시설이 많고 자연환경이 좋기 때문에 수도권 정비보호법에다 군사시설 보호법까지 겹치면서 발전이 안 될 수밖에 없었던 그런 상황인데요. 북도가 따로 독립한다고 해서 그거를 풀 수 있는 규제가 아니지 않느냐? 이런 얘기들이 많은데요?
◆ 정세균> 그 규제 때문에 발전이 안 됐다면 다른 대안을 제시한다든지 또 그 대안의 실행이 있었어야 된다고 봐요. 그런데 그런 게 이루어지지 않았으니까 경기북부 지역에서는 계속 독립 얘기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 말씀은 규제를 푼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럼 다른 것으로 지원해 줬어야 된다, 그런 말씀이신가요?
◆ 정세균> 다른 지원도 해야 되고요. 또 경기도 전체를 하나로 놓고 보면 사실은 규제에 대한 시각 자체가 다를 수 있거든요. 그런데 북부가 따로 분리를 하게 되면 또 거기에 맞는 맞춤형 규제도 가능할 수 있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맞춤형 규제라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조금 더 설명해 주신다면요.
◆ 정세균> 지금 경기도가 남부와 북부 차이가 심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경기도 전체에 대한 규제를 남부 따로, 북부 따로 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아요. 그렇다고 시군별로 할 수도 없는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동질성이 있는 북부를 별도로 분리를 시키면 그 북부에 맞는 정책을 쉽게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죠. 그것은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그렇고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재명 지사 측은 '경기북도를 따로 떼서 가면 아마 경기남북 간의 격차는 더 커질 것이다. 지금 따로 떼자고 주장하시는 분들은 상당히 근시안적이다.' 이렇게 말씀하시던데요.
◆ 정세균> 저는 격차가 더욱 커질 거라고 보는 게 근시안이라고 봅니다. 원래 지자체가 자체적인 역량에 더해서 중앙정부로부터 보통교부세 같은 지원을 받지 않습니까? 그래서 만약에 북부가 분리가 된다면 그 북부의 특성에 맞게 중앙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가 있죠. 그렇기 때문에 꼭 분리된다고 해서 손해를 볼 거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판단입니다.
◇ 김현정> 주말 사이에 경기도 관련 이슈가 하나 더 터졌어요. 뭐냐 하면 '경기도에서는 5차 재난지원금을 경기도민 전체에 주겠다.' 다시 말해서 정부가 주지 않기로 한 소득상위 12% 국민, 그들에게도 경기도 차원에서는 똑같이 지급하는 쪽으로 검토를 하겠다. 뭐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여기에 대한 입장은 어떠십니까?
◆ 정세균> 이 문제는 88%라고 하는 산물이 어렵사리 만들어진 거 아닙니까? 이것은 무슨 이 당정 차원이 아니고 당정청에 나왔던 안에다가 국회까지 함께해서 만들어진 거거든요.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정치행정, 중앙정부나 중앙정치의 행정, 정당, 국회 다 합의를 한 안이란 말이죠. 그거를 경기도가 뒤집는다고 그러면 좀 문제 아닐까요?
◇ 김현정> 경기도가 뒤집는 것이다?
◆ 정세균> 이건 지금 당정청뿐만 아니라 야당까지 합의한 거 아닙니까? 국회가 합의를 한 거 아니에요? 국회 여당만 합의한 게 아니라 제가 알고 있기로는 야당까지 합의한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러면 이렇게 어렵게 결정한 것을 경기도가 뒤집어버리면 그러면 전국의 17개 시도가 있는데 다른 시도는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경기도가 사실은 형편이 좀 좋은 곳이에요. 인구도 많고 그간에 재산세도 많이 들어오고 여러 가지 세수도 좋은 편이죠. 형편이 좋은 곳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시도가 굉장히 많아요. 그러면 자신들만 그렇게 형편이 좋다고 해서 그것도 중앙정부하고 당정청이 어렵게 결정한 것도 뒤집는다고 하면 그러면 다른 시도는 어떻게 할 것이며 중앙정부와의 협력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지 저는 그런 태도는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 김현정> 적절치 않다고 보세요?
◆ 정세균> 이게 어렵게 합의를 한 건데 협력을 하는 게 옳죠.
◇ 김현정> 그렇게 보세요. 그런데 이재명 지사 측에서는 '전국민재난지원금은 원래 민주당 당론이기도 했고 정강정책과 정책역사에 부합한다. 따라서 형편이 넉넉하다면 경기도가 굉장히 지금 상황이 어려운 데 억지로 주겠다는 게 아니라 상황이 넉넉하니까 준다는 것은 이거는 당의 애초 입장과 다를 게 없지 않느냐?' 이런 주장 같은데요.
◆ 정세균> 아니, 당에서 달리 결정을 했지 않습니까? 당과 정부와 청와대가 달리 결정을 했잖아요. 그거를 왜 경기도만 따로 나서서 부정을 합니까? 그리고 지금까지 4차 재난지원금을 합의를 했지 않습니까? 그 과정을 생각해 보면 굳이 이렇게 경기도만 따로 뭐 뭘 하겠다고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그러면 경기도만 이렇게 함으로써 일종의 여당 죽이기, 위화감 조성, 뭐 갈라치기. 이런 게 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고도 보는 거예요?
◆ 정세균> 저는 그렇게 나쁘게 보지는 않습니다마는 아마도 이재명 지사께서 국정경험이 없으시잖아요. 그래서 아마 이런 결정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분은 국회에 있어본 적도 없고, 또 정부에서도 일을 하지는 않았죠. 지자체장만 하셨죠. 그러면 이 정부나 국회의 고충도 이해를 해 주셔야죠. 아니, 국회와 정부와 청와대가 합의를 했는데 그것도 존중하지 않고 그냥 일방통행 하겠다고 하면, 그러면 국정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이 상황 속에서 기본소득을 놓고도 조금 당내 논란이 있어요. 재난지원금은 일회성이지만 이 일회성 재난지원금 말고 기본소득을 놓고는 어떤 논쟁이 있냐면요. 민주당 싱크탱크죠, 민주연구원 대선정책기획안에 생활기본소득이 들어갔습니다. 이거를 두고 어제였습니다. 최재성 전 정무수석이 맹비난을 했어요. '특정 후보인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이 어떻게 당론이 될 수 있느냐? 송영길 대표는 편파적인 관리 그만 하시오. 당장 선수 락커룸에서 내려오십시오' 이렇게까지 SNS에 쓰셨더라고요. 이거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이세요? 정 후보님은?
◆ 정세균> 언뜻 보면 지도부가 편파적이다, 라고 하는 오해를 살 소지가 있어요.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노웅래 민주연구원장이 설명을 했어요. 그래서 이것과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과 꼭 일치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꼭 그거를 얘기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선 초반에 지도부가 좀 편파적이라는 오해를 샀었거든요. 그런 걸 생각하면 남은 경선 기간 동안에 오해를 살 수 있는 일은 일체 하지 않는 게 옳다. 만약에 심판이 공정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그거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래서 지도부는 이런 분란을 또 일으키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 김현정> 이게 그러니까 일부러 편파적으로 도우려고 생활기본소득이라는 걸 넣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오해의 소지는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정세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빼야 한다고 보세요? 이 공약집에서?
◆ 정세균> 사실은 지금 후보들이 각자 공약들을 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경선을 하는 과정에서 공약이 나오겠죠? 거기에서 공감대가 만들어지는 부분도 있고 아주 좋은 공약이 나오면 설령 후보가 다른 후보가 되더라도 그거를 채택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현재 민주정책연구원은 우선 후보 경선이 이제 바로 시작했는데, 본인들이 정책 공약을 내놓는 것은 좀 너무 이르죠. 부지런하게 하는 건 좋은데 내부적으로 조용히 연구해서 후보가 되면 후보에게 제시할 수 있는 공약을 준비만 하면 되는 것이지, 뭘 이런 걸 해가지고 밖에다가 내놓고 해서 분란을 일으키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태도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이거는 오해 살 수 있는 타이밍이다' 지금 이런 말씀을 하는 것 같습니다.
◆ 정세균> 네, 그렇습니다. 그냥 조용하게 준비만 하면 되는 거예요. 당연히 준비를 안 하면 안 되죠.
◇ 김현정> '준비로써 이걸 했다' 이렇게 민주연구원에서는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요.
◆ 정세균> 아니, 왜 그거를 발표를 하냐고요. 조용히 준비만 하면 되지. 쓸데없이 오해를 살 수 있는 일을 왜 하는 거냐, 이런 얘기죠. 그래서 마치 민주당은 계속 이런 분란, 저런 분란, 후보 간에 분란이 일어나는 정당처럼 보여지면 국민들께서는 실망하실 거 아닙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세균 예비후보, 여러분 지금 만나고 계십니다. 그런데 정 후보님, 조금 전에 이재명 지사의 재난지원금 이야기 나누다가 '국정을 그분이 안 해 보셔서, 국회 경험도 없고 지자체 행정만 하셔서 그런 좀 판단 착오가 있는 것 같다' 이런 취지의 말씀을 하셨어요.
사실은 이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이낙연, 이재명 두 후보 사이에 공방이 좀 있었습니다. 소 잡는 칼, 닭 잡는 칼 논란이었는데요. 지금 정세균 후보님 말씀도 쭉 들어보면 이낙연 후보와 좀 비슷한 취지의 말씀을 하신 것 같아요. 이재명 후보가 국정 경험이 없는 부분, 중앙무대에서 활동해 본 경험이 없는 부분을 조금 지적하신 것 같은데요.
이재명 지사 측에서는 '아니, 소 잡는 칼 갖고 있으면 뭐하냐. 닭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즉 중앙 무대에서 총리 해 보시고 이런 거 해 보셨으면 뭐하냐? 작은 것도 제대로 못하시지 않았느냐? 이런 좀 따끔한 비판으로 들리거든요. 어떻게 답하시겠어요?
◆ 정세균> 못 했으면 문제가 있죠. 잘 하셨어야죠. 누구든지 간에. 누구든지 간에 당연히 중앙이든 지방이든 어떤 일을 맡겼을 때 그 일을 제대로 잘 감당했어야 되는데, 저는 이 두 분이 주고받는 막말이 너무 심해요. 그러니까 정책이나 정체성이나 도덕성을 검증하고 토론을 하면서 경쟁을 해야지. 심한 막말을 내세우면 국민들 보기에 정말 민망하죠.
결국은 민주당이 싸잡아 욕을 먹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저도 마찬가지고 거기에 욕을 같이 먹을 수 있죠. 그래서 품위를 지키는 경선이 될 수 있도록 진흙탕 싸움을 하지 말고 검정은 철저히 하자. 그래서 사실은 제가 '클린 검증단' 같은 걸 만들어서 제대로 좀 당에서도 검증을 하고. 이 토론이 부실하기 때문에 장외에서 이런 토론이 이루어지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일대일로 좀 토론을 해서 품격과 실력을 겨루면서 평가를 받도록 하자, 이렇게 제가 제안을 했는데요.
◇ 김현정> 일대일 끝장토론 하자고 그러셨죠?
◆ 정세균>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뭐 당이 별 반응이 없네요, 아직까지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국정 경험 있느냐, 없느냐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정당한 비판이 될 수 있어도. 소 판, 닭 판. 소 잡는 칼, 닭 잡는 칼, 이런 건 나오지 말자, 그 말씀으로 이해하면 돼요?
◆ 정세균> 왜 칼이 나옵니까? 또 소, 닭도 마찬가지고요. 우리가 사람이지. 소, 닭입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들어야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대선 예비후보.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세균>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