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의 올림픽은 졌잘싸로 끝났다. 하지만 희망은 봤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적극적인 지원이다.
전주원 감독이 이끄는 농구 대표팀은 1일 일본 사이타마현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 농구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세르비아에 61대65로 졌다. 스페인과 1차전 패배(69대73), 캐나다와 2차전 패배(53대74)에 이어 3패를 기록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올림픽이었다. 김정은 외 11명 모두 올림픽 무대가 처음이었지만, 세계 강호들과 제대로 맞붙었다.
전주원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면서 "시작의 단계라도 생각한다. 우리가 근 20년 동안 이렇다 할 성적이 없었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고, 앞으로 대회를 이 멤버들이 잘해준다면 아마 다음 대회에는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올림픽을 돌아봤다.
아쉬운 점은 경험이다. 여자 농구는 제대로 된 평가전 없이 남자 중고교팀과 연습을 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더 나은 성적을 원한다면 국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지원이 필수다.
전주원 감독은 "아쉬운 것은 선수들이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게, 경기가 좀 많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수 역시 "친선경기가 필요하다.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웠다고 하지만, 일본과 중국도 마찬가지고 유럽 팀들은 유로리그도 있다"면서 "우리는 대회에 나와서 경험한다. 남중, 남고와 하는 것보다 친선경기를 더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 두려움이 앞섰다. 하지만 막상 부딪혀보니 자신감을 얻었다.
전주원 감독은 "와서 보니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도 한 번 부딪혀보니 자신감을 얻었다. 그 전에는 선수들이 자신감이 너무 없었다고 했는데 한 경기를 하니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면서 "그래서 경기가 조금 더 있고, 계속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지수도 "모두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부딪혀보니 별 거 아니라고, 하면서도 할 수 있다고 했다"면서 "국제대회에 나와도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언니들도 나중에 파리 올림픽 가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줬다. 국내에서 외국인 선수라는 자체만으로 선수들이 기가 죽는데 그런 부분에서 생각이 바뀌고,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의견을 같이 했다.
3패로 끝난 13년 만의 올림픽. 하지만 여자 농구는 다시 시작점에 섰다.
전주원 감독은 "여자 농구가 침체기를 벗어나는 단계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면서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어가는 대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