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디펜딩 챔피언' 한국 야구 대표팀이 도미니카공화국를 격파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에서 4 대 3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대표팀은 2일 낮 12시 이스라엘과 맞붙는다. B조 1차전에서 한국에 패해 2위로 처졌던 이스라엘은 A조 3위 멕시코와 경기에서 12 대 5로 이겨 기사회생했다. 당시 한국이 연장 승부치기 끝에 6 대 5로 이겼다. 이스라엘을 다시 이기면 4강전에 진출한다.
19살 좌완 선발 이의리(KIA)는 제몫을 해줬다. 1회초 제구 난조에 따른 폭투로 1점을 내줬지만 5회까지 삼진을 무려 9개나 잡아냈다. 4회 상대 4번 타자 후안 프란시스코에 내준 2점 홈런이 아쉬웠다. 시속 148km 직구가 가운데 몰리면서 전광판을 맞는 대형 아치로 연결됐다. 5이닝 4피안타 2볼넷 3실점.
하지만 타선이 고전했다. 이날 대표팀은 상대 44살 좌완 선발 라울 발데스의 노련한 투구에 묶였다. 발데스는 직구는 시속 130km 초중반대에 불과했지만 정확한 제구력과 낙차 큰 변화구로 5⅓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뿌리며 5탈삼진 7피안타 1볼넷 1실점 호투를 펼쳤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103경기 출전에 2015년부터 3년 동안 일본 주니치에서 뛴 관록을 뽐냈다.
발데스가 내려간 이후에도 대표팀 타선은 힘을 쓰지 못했다. 6회 1사에서 허경민(두산)이 좌전 안타를 쳤지만 황재균(kt), 박해민이 모두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7회 2사에서 볼넷을 얻은 양의지(NC)가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됐다.
하지만 1 대 3으로 뒤진 마지막 9회말 힘을 냈다. 대표팀은 대타 최주환(SSG)이 2루수 내야 안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대주자 김혜성(키움)이 도루에 성공한 뒤 박해민의 좌중간 안타 때 홈을 밟아 1점을 만회했다.
이어 이정후(키움)이 좌선상 2루타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2사 3루에서 주장 김현수(LG)가 우월 2루타로 경기를 끝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을 이끈 김현수가 위기의 한국 야구를 구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