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양강 구도를 펼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이번 주 본경선 2차 TV토론회에서 다시 맞붙는다.
정세균, 박용진, 추미애, 김두관 등 군소 후보들의 강력한 반격도 예상되는 가운데, 1위 자리 지키기와 선두 탈환을 노리는 두 사람의 신경전은 2차 토론회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본선 경쟁력, 경기북부 설치 놓고 치열한 감정싸움
오는 4일로 예정된 2차 토론회에서도 두 사람의 노골적인 신경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이 지사는 이 전 대표의 전남도지사 시절 저조한 공약 이행률과 당 대표 시절 무능론을, 반대로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지역주의 논란을 도마 위에 놀리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두 후보 캠프는 지난 주말에도 첨예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재명 캠프의 박진영 대변인은 1일 논평을 통해 "당 대표라는 자리도 소 잡는 칼을 쓰는 자리 정도는 될 것"이라며 "(이 전 대표는) 서울시장 소와 부산시장 소를 빼앗긴 분"이라고 공세를 취했다.
지난달 30일 이 전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닭 잡는 칼과 소 잡는 칼은 다르다"며 자신이 국민의힘 후보와의 대선 본선에서 이 지사보다 경쟁력이 더 높다고 한 언급을 되받은 셈이다.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닭 잡는 칼', 자신을 '소 잡는 칼'이라고 지칭하면서 보다 유능하고 경쟁력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이 지사 캠프는 이 전 대표가 대표 시절 서울.부산 시장 자리를 모두 잃었다고 반격한 것.
박 대변인은 "이낙연 대표 시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폭등하고 국민의힘과 당 지지율이 역전됐다"며 "빵점은 좀 과한 표현이지만, 무능한 당 대표로 정권 재창출의 위기를 만들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경기도에서 북부지역을 분리해 '경기북부'를 설치하겠다는 이 전 대표의 공약도 반박했다
이 지사 캠프 대변인인 홍정민 의원은 "경기북도의 재정자립도가 낮은 상태에서 분리하게 되면 경기도의 예산이 남부에 집중돼 남북간 격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 전 대표의 제안을 '표퓰리즘'으로 낙인찍었다.
이 전 대표 측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 전 대표 캠프의 신경민 상임부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가 자신의 공약 이행률이 95%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 이 지사가 일보다 홍보를 잘한다는 세간의 평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공세를 취했다.
또 "이 지사가 계속해서 이 전 대표에 대해 '총리로서 한 것이 무엇인가'라고 하는데,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디스(비방)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아무 하는 일 없는 총리와 3년간 같이 일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적통 논란과 함께 친문 주자 이미지에서 다소 밀리는 이 지사의 약점을 파고든 셈이다.
윤영찬 의원 역시 "이 지사는 성남시장 때 공약 이행률을 95%라고 하는데, 호화 성남시 청사 매각, 성남·광주·하남 통합, 태극기박물관 유치 등 공약이 여전히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 지사가 공약 이행과 직무수행 1위라는 근거를 취사선택, 내용이 왜곡되고 뒤틀리게 분식한 것 아닌가"라고 공격했다.
민주당 의원 전체방에서 이재명 기본소득 놓고 세력싸움
양 캠프간 신경전은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이 지사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을 둘러싸고 민주당 소속의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SNS 단체방에서도 세력 갈등 양상이 나타났다.
신동근 의원은 지난달 31일 민주당 텔레그램 단체방에 "특정 캠프의 핵심 의원께서 '언론이나 페이스북에 기본소득에 반대하는 글을 올리면 되지 왜 의원 단체방에 올리느냐'며 전화로 항의를 하셨다"며 "'특정 후보 지지선언을 하고 하라'고 핀잔 아닌 핀잔을 주셨다"고 폭로했다.
신 의원은 "가족 문제, 도덕 문제가 아닌 정책 논쟁을 구하기 위해 의원방에 글 쓰는 행위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며 "제가 특정후보 지지선언을 하든, 안 하든 그건 제 판단의 영역이고 정책적 논쟁을 구하는 글을 쓸 수 있고, 없고와는 하등의 상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찬대 의원은 바로 반박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료보험료를 의무적으로 부담한 부유한 사람들에게도 국민의료보험의 혜택은 주어진다. 다만 국민의료보험의 보장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분들은 추가적으로 부담하는 사보험을 들기도 한다"며 "기본소득은 복지수단 그 자체만이라고 할 수 없고 재원부담도 직접 매칭될 수도 아닐 수도 있는데 이재명 후보는 이를 복지체계만으로 국한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 전환적 공정성장의 정책수단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본소득은 이런 것이다'고 벌써 단정적으로 정의하고, 책임을 방기하고 회피하는 무책임한 정치라고 규정짓는 것은 성급한 결론"이라며 "문득 소득주도성장을 마구 몰아부치던 야당의 주장을 접하는 느낌이 드는 것은 신동근 의원님의 글이 토론이라기보다는 비난에 가깝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맞받았다.
양 캠프 참모들의 이같은 설전은 4일 2차 토론회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 후보는 지난달 28일 본경선 첫 TV토론회에서도 이낙연 전 대표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과 이재명 지사의 '백제 발언에서 비롯된 지역주의 논란' 등을 놓고 첨예한 신경전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