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속여 몰래 '노마스크 풀파티'…양양에 이어 강릉서도(종합)

지난 달 31일 강릉의 한 대형호텔에서 벌어진 풀파티 현장. 강릉시 제공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강원 강릉의 한 대형호텔에서 '노마스크 풀파티'를 열었다가 현장에서 적발돼 지역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행정당국은 즉각 해당 호텔에 대해 운영중단 행정명령 처분을 내렸다.

1일 강릉시에 따르면 주문진의 한 대형호텔이 지난 달 31일 밤 10시 이후 수영장에서 풀파티를 열어 영업시간 제한과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위반했다. 당시 수십명의 젊은이들은 마스크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시는 해당 호텔 수영장에서 지난 달 30일부터 이날까지 3차례 공연을 계획한다는 SNS 홍보글에 대한 민원을 접수했다. 이에 호텔을 방문해 숙박시설 주관의 파티 등 행사주최 금지 행정명령을 통보하고 금지할 것을 당부했으며, 공연을 취소한다는 확약도 받았다. 당초 호텔 측은 선상에서 폭죽을 쏘고 호텔 옥상에서의 풀파티와 연계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릉시는 지난 달 31일 오후 7시쯤 확인하는 차원에서 해당 호텔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단속 당시 호텔 측은 사생활 보호 등을 이유로 점검을 기피하기도 했으며, 무대장치 등을 보이지 않게 하는 등 단속의 눈을 교모하게 속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같은 날 밤 10시 이후 해당 호텔에서 풀파티가 열리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고, 단속요원과 경찰 등이 긴급 출동해 현장을 덮쳐 방역수칙 위반 사진과 영상 등을 확보했다. 시에 따르면 대부분 젊은이들었으며 마스크 미착용과 거리두기 위반, 수영장 운영제한 등 다양한 형태의 감염병관리법 위반행위가 적발됐다.

김한근 시장이 1일 방역수칙을 위반한 강릉시 주문진의 한 대형호텔에 긴급 운영중단 명령서를 부착하고 있다. 전영래 기자
이에 강릉시는 즉각 해당 호텔 측에 이날부터 10일 동안 운영을 중단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같은 위반사항으로 인해 대형 숙박시설에 운영중단을 내린 조치는 전국에서 강릉이 처음이다. 특히 앞서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거리두기 4단계까지 격상했던 김한근 시장은 이날 낮 12시에 호텔을 찾아가 직접 행정명령 안내문을 부착하며 유감을 표했다.

통상 운영중단은 업주의 의견 청취 과정 등을 진행하지만 위급한 상황이고 현장에서 적발한 만큼 감염병관리법에 의한 고발조치와 운영중단 명령을 내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시는 설명했다.

김한근 시장은 "전 국민이 지금 고통의 인내를 하고 있고 연일 두 자릿수 가 나오고 있는 강릉에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다"며 "거리두기 4단계로 올렸다가 정말 힙겹게 3단계를 이어가는 와중에 이런 일이 발생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문진 지역 최대 규모 호텔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은 국민들은 물론 방역당국을 기만한 것이고, 행태가 굉장히 불량해 징벌적인 의미도 있다"며 "두 번 이상의 행정지도에도 불구하고 위반한 업주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강력하게 조치했다. 앞으로도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달 강원도 양양의 한 식당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풀파티를 즐기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이와 관련해 호텔 측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많이 미흡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강릉시는 호텔 투숙객과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역학조사에 나서는 한편 감염병관리법 위반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앞서 강릉과 인접한 양양에서도 지난 달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젊은이들이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풀파티를 즐기는 사진이 올라오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현재 강릉과 양양을 비롯한 동해안 6개 시·군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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