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인 내 자신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예상보다 충격적인 패배였다. 김학범 감독은 멕시코를 상대로 맞불 작전을 펼쳤지만, 6골이나 내주면서 8강에서 탈락했다. 최근 9회 연속 진출한 올림픽 가운데 한 경기 최다 실점이었다. 감독도, 선수도 충격이 꽤 큰 모습이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31일 일본 요코하마의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요코하마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에서 멕시코에 3대6으로 완패했다.
김학범 감독은 "승리한 멕시코에게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 또 늦은 밤까지 잠을 못 자고 응원해준 팬들에게 굉장히 미안하다"면서 "선수들이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다기보다 감독이 문제였다. 더 철저하게 대비했어야 했다. 감독이 대응을 잘못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수비 라인이 와르르 무너졌다. 전반 12분 헨리 마르틴, 전반 30분 루이스 로모에게 내준 골 모두 수비 실수였다. 전반 39분 페널티킥도 마찬가지. 결국 후반에도 3골을 더 내주며 6실점 완패를 당했다.
김학범 감독은 "수비적으로 준비하지 않았다. 충분히 우리가 맞받아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준비했다"면서 "사실 6골이나 실점하리라고는 감독인 내 자신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열심히 준비했지만, 조금 미흡했다.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는 (비난을) 전부 내가 받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멕시코 와일드카드 마르틴, 로모,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에 당했다. 마르틴은 2골, 로모는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오초아는 여러 차례 선방으로 한국을 막아섰다.
김학범 감독은 "멕시코 와일드카드 3인방은 좋은 선수지만, 우리도 대응하는 선수로 맞불을 놨다. 우리 와일드카드도 빠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전술 준비가 여러 방향으로 삐뚤어져 이런 경우가 생겼다. 모든 것은 감독인 내 책임이다. 감독이 잘못해서 힘들게 됐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