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결과가 정해져 있지 않으니까요."
충격패였다. 양궁 남자 개인전 8강 탈락. 하지만 김우진(29, 청주시청)은 '충격'이라는 표현에 손사래를 쳤다. 패배를 인정하고, 대신 3년 뒤 파리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김우진은 31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8강에서 당즈준(대만)에 세트 스코어 4대6으로 패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32강 탈락에 이어 이번에도 개인전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우진은 "충격이요? 그렇게 속상한 단어를 쓰면 좀…"이라면서 "스포츠는 결과가 정해져 있지 않다. 언제나 바뀔 수 있기에 충격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스로에게 패인을 돌렸다. 8점에 꽂힌 5세트 첫 화살이 아쉽지만, 미련은 두지 않았다.
김우진은 "내가 잘못 쐈을 수도 있고, 바람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잘못이다. 준비한 것을 잘 펼쳤어야 했는데 그게 아쉬울 뿐 기분은 좋다"면서 "올림픽을 잘 마쳤다. 이제 더 쏠 화살은 없다. 부족한 것을 다시 채워서 3년 뒤 파리 올림픽을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한국 양궁이 혼성전, 남녀 단체전, 여자 개인전 금메달 4개를 모두 휩쓴 상황. 김제덕(17, 경북일고)과 오진혁(40, 현대제철)이 차례로 탈락했지만, 부담은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긴장했다.
김우진은 "앞서 동료들이 금메달 4개를 획득해 목표를 달성한 상태라 부담을 덜어줬다"면서 "그런데 다른 경기와 다르게 조금 더 긴장을 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전 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지만,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단체전 금메달을 수집했다. 연말 결혼 예정인 예비 신부에게 선물할 금메달이다.
김우진은 "그래도 단체전 금메달을 와이프 될 사람에게 영광스럽게 갖고 돌아가게 됐다"면서 "개인전이 아쉽지만, 그게 또 삶인 것 같다. 어떻게 해피엔딩만 있겠냐"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