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1일 전국 순회 방문 이틀 차 일정으로 부산을 찾아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북항재개발 현장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은 인구가 과밀해서 문제고, 지방은 인구가 줄어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아픈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국토균형발전이 얼마나 중요한 국가적 과제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고 했다.
이 지사는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몇 가지 방안들을 설명했는데, 먼저 각 권역별 메가시티화를 제시했다.
그는 "과거에는 교통수단이 제한되고 통신수단이 미약해서 지역별로 분할이 됐다면 이제는 교통이나 통신의 발달로 초광역화가 세계적 추세가 됐다"며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의 메가시티화가 절실한 과제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경수 지사님과 부산·울산이 함께 동남권 메가시티 구성을 위해 애써왔는데,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약간 걱정이 된다"며 "메가시티를 통한 지역균형발전은 국가적 과제를 해결한다는 차원에서 중앙정부가 관심을 갖고 주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국토균형발전 전략으로 효율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은 인구가 과밀하기 때문에 경제성 평가(BC)가 높게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지방은 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에 BC가 낮게 나온다"고 했다.
이어 "과거에는 지방에 대한 투자가 양심의 문제, 도덕적인 판단의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지속적인 국가 발전을 이뤄내기 위한 것"이라며 "당장의 현실적 손익을 떠나서 장기적인 시각으로 좀 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인프라 구축에 있어서도 인센티브 등을 주어, 지금 당장은 효율성이 떨어지더라도 산업배치 등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지방대학들의 연합체를 만들어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꺼냈다.
그는 "벚꽃 지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고 하는데, 부산과 경남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며 "대학들의 연합체인 지역연합대학을 만들어서 중앙정부가 재정적인 지원, 교수진 파견 등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서 인재가 양성되면 기업으로서는 인재를 구하기 쉬우니 정착을 할 수 있다"며 "거기에 인프라와 생활주거 환경을 개선해 북항처럼 새로운 산업과 기업들이 유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지방정부의 재정 자립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지방정부가 재정을 집행할 때 중앙정부가 내역을 정해주는 것이 문제"라며 "지방정부가 각 지방의 특성에 맞게 하면 효율적인데,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니 예산집행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계속 조정해서 6대 4정도는 가야하지 않을까 한다"며 "가장 효율성이 큰 정책은 가장 반발이 심하다는 것을 숙지하고 뚜렷한 가치와 철학에 기초해서 나아가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총선과 보궐선거 결과를 토대로 부산 민심이 보수 성향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지사는 "분당이 보수 야권의 본거지였다"며 "시장 재임하면서 분당 지역에서 저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고 에둘러 답했다.
그는 "주어진 권한을 오로지 주권자들만을 위해 쓰는가에 대해서 확신 한다면 국민들이 당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정치 본령은 국민 삶을 개선하고 국가 미래를 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북항재개발 현장 방문에 이어 이날 오후에는 중구 크라운하버호텔에서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가맹점주들과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 피해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후 가덕도 대항전망대로 이동해 가덕신공항 건설 추진 현황을 청취한 뒤 경남으로 이동해 전국 순회 방문 일정을 이어간다.
이 지사는 앞서 지난 3월 31일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사무실에 깜짝 방문한 바 있으며, 출마 선언 이후에는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