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전국 순회 첫 일정으로 30일 대구를 찾았다.
이날 오전 2.28 민주의거기념탑을 참배한 뒤 전태일 열사 생가를 방문한 그는, 오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다양한 현안과 정치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특히 보수일색인 TK의 변화를 촉구하는 한편, 야권 대표 대권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날선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이 지사는 "대구·경북은 정치적으로 (보수정권에) 올인 했다가 실제로 혜택은 커녕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많은 분들이 보수정권에 압도적 지지를 오랫동안 보내왔지만 수도권 집중에 따라 지방 차별, 불균형의 희생이 되었고 최악의 GRDP(지역내총생산) 저발전 상태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주권자에 대해 충분히 존중하고 지지하지 않으면 버림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시면 좋겠다. '잠자고 있는 거인'인 영남이 잠에서 깨어 이 나라가 민주적 나라로 성장, 발전하는 데 중심이 되어주시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대구, 경북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가장 먼저 민주화 운동을 했던 곳이고 해방 이후 민족주의 운동과 사회 운동이 활발했다" 지역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세금을 재분배할거면 걷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이 분의 사고가 야경국가에 머물고 있다. 좀 더 공부를 하셨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윤 총장이 주 120시간 근로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정말 현장을 모르시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야권 대선주자 유승민 의원이 자신에게 공정소득과 기본소득에 관한 끝장토론을 제안한 것에는 타당성, 수용성,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해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국가의 가계 소득 지원이 필요하다는 걸 기본 전제로 하고 지원 방식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방의 흐름 혹은 야권의 시각이) 진일보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의 공방이 과열되는 상황에 대해 묻자 "네거티브 공방은 마이너스 경쟁으로 민주당 전체를 위해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민주당이 이기는 게 중요하지, 누가 예선에서 이기냐는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다"며 전력 손실 최소화를 위해 네거티브 공방을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누구 탓이라고만 할 수 없고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최소한의 방어는 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여전히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당내 1위로 나타나곤 있지만 지지율이 주춤한다는 지적에는 "저번 대선 경선에서 직접 겪어본 결과 지지율은 하늘의 뜻과 같은 것, 바람 같은 것이어서 잡으려 해도 잡아지지 않고 더 멀리 간다"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등 당내 경쟁 후보들이 경기도 분도를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시기상조"라고 단호하게 평가했다.
그는 경기 북부와 남부의 균형발전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분도를 했다간 북부 지역에 큰 문제가 생긴다며 세수결손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분도를 하면 도지사, 공무원 고위 공직자 자리가 더 생긴다는 점에서 (분도 주장이) 정치적 욕구일 가능성이 많다"며 "북부 지역에 충분한 자립 기반이 생길 때까지 투자를 늘리고 산업 기반을 만든 뒤 분도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그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지원에 대해서는 "부족한 부분의 지원을 확대해 (부산 가덕도 신공항과의) 균형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고 TK를 포함한 지방 발전을 위해 인프라 확충, 각종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