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펜싱 남자 에페 간판 박상영(울산광역시청)이 또 한번의 '할 수 있다' 기적을 이뤄냈다.
박상영은 30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단체전 8강전에서 권영준(익산시청), 마세건(부산광역시청), 후보 선수 송재호(화성시청)와 함께 출전해 그리스에 4점 차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44 대 39로 승리한 남자 에페 대표팀은 4강에 진출해 숙적 일본을 상대로 결승 진출을 다툰다.
당초 대표팀은 3라운드까지 10 대 8로 앞서다 4라운드에서 스위스에 14 대 15 역전을 허용했다. 5라운드에서 박상영이 8 대 6으로 분전하며 22 대 21 리드를 되찾았고, 6라운드까지 대표팀은 25 대 23으로 앞섰다.
그러나 7라운드에서 권영준이 크게 흔들리며 위기를 맞았다. 미헬레 니겔러에게 2 대 7로 뒤져 27 대 30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송재호도 만회하는 데 실패, 8라운드까지 30 대 34 열세였다.
하지만 대표팀에는 박상영이 남아 있었다. 마지막 9라운드에서 박상영은 벤자민 슈테펜을 상대로 기적과 같은 역전 드라마를 썼다. 잇따라 날랜 동작으로 6점을 따내며 38 대 36 역전을 이뤘다. 기세가 오른 박상영은 9라운드에서만 폭풍 14점을 올리며 5점 차 승리를 확정지었다.
박상영은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극적인 역전 금메달로 전 국민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결승에서 박상영은 제자 임레(헝가리)에 10 대 14까지 뒤졌지만 '할 수 있다'는 되뇌이며 15 대 14 짜릿한 역전을 이뤄냈다. 비록 도쿄에서는 개인전 메달이 무산됐지만 단체전에서 다시 드라마를 써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