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 천재 안세영(19·삼성생명)이 1번 시드의 최강자와 접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첫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안세영은 30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천위페이(중국)에 0 대 2(18-21 19-21)로 졌다. 4강 진출이 무산되면서 첫 올림픽을 8강으로 마무리했다.
세계 랭킹 8위로 이번 대회 7번 시드를 받은 안세영은 1번 시드(세계 2위) 천위페이를 상대로 선전했다. 엄청난 활동량으로 몸을 던지면서까지 코트를 물샐 틈 없이 커버하는 끈질긴 수비에 천위페이도 고전했다. 안세영은 첫 게임에서 12 대 6까지 앞서며 천위페이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안세영은 광주체중 3학년이던 2017년 12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연소로 태극 마크를 달았다. 중학생이 성인 대표팀에 합류한 것은 이용대(요넥스) 이후 안세영이 처음. 2019년에는 프랑스오픈, 뉴질랜드오픈 등 국제대회에서 네 차례 정상에 오르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신인왕까지 수상했다. 세계 랭킹을 무려 90계단이나 올리며 톱10에 진입했다.
하지만 최강의 벽은 높았다. 천위페이는 도쿄올림픽 포인트 레이스에서 1위를 차지해 이번 대회 1번 시드를 받은 선수. 앞서 안세영에도 4전 전승을 거뒀다.
이날도 안세영은 승부처에서 범실이 나오면서 천위페이의 노련함을 넘지 못했다. 6점 차 리드에서 안세영은 백핸드가 네트에 걸리고 샷이 잇따라 라인 밖으로 흐르면서 13 대 13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안세영은 강력한 스매싱으로 맞섰지만 천위페이의 절묘한 속임 동작과 날카로운 대각선 드롭샷 등에 밀려 18 대 21로 첫 게임을 내줬다.
2게임에서 안세영은 새로운 각오로 나섰다. 역시 8 대 3까지 앞서며 초반 분위기를 가져갔다. 그러나 역시 천위페이의 대각선 스매싱 등 허를 찌르는 공격에 10 대 10, 동점을 허용해 접전 양상으로 변했다.
이번에도 실수와 경험이 승부를 갈랐다. 15 대 16에서 안세영이 날린 회심의 대각선 스매싱이 살짝 라인을 벗어났다. 설상가상으로 안세영은 네트 앞으로 돌진하며 푸시 공격을 하려다 오른 발목을 접질리며 치료를 받기도 했다. 안세영은 투혼을 발휘해 19 대 20, 1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결국 승부를 뒤집지 못하고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앞서 남자 단식 허광희(26·삼성생명)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세계 38위인 허광희는 세계 랭킹 1위 모모타 겐토(일본)를 조별 리그에서 꺾고 8강에 직행했다. 한국 배드민턴에 또 한번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