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성평등위원회(이하 위원회)는 29일 '여성 선수에 대한 혐오 확산 나선 언론, 부끄러움을 모르는가'라는 입장문을 냈다.
위원회는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에 대한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의 차별과 혐오 발언이 속속 기사화되고 있다. 과거 SNS 포스팅, 재학 중인 대학, 음악적 취향에서 헤어스타일까지 안산 선수에 대한 터무니없는 비방글이 기사화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견 대립으로 확산시키는 기사들이 난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과연 이런 기사가 뉴스로써 가치가 있는지 묻는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은 사실도 아니거니와 여성과 페미니즘에 대한 혐오와 비아냥일 뿐"이라며 "이런 글들이 뉴스로 기사화되면서 해당 커뮤니티의 관련 게시물들을 더욱 증폭시켰고, 또 다른 혐오 발언들을 인용하는 기사의 대량 송고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순식간에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보도들이 심각한 저널리즘 윤리 위반이라고도 짚었다.
위원회는 "공인이나 유명인의 발언이라도 혐오와 차별을 증폭시킬 우려가 있는 경우, 그대로 인용하지 않는 것은 '성평등 보도 가이드라인'을 모르더라도 지켜야 할 기본적인 보도윤리다. 그러나 대량의 뉴스가 생산되는 올림픽 기간을 노려 조회수를 높이려는 인터넷 커뮤니티발 기사 작성과 유포는 심각한 인권침해이자 저널리즘 윤리 위반"이라며 "위원회는 안산 선수뿐 아니라 올림픽 기간 중 발생할 모든 성적 차별과 혐오, 반인권적인 보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위원회는 안산 선수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의 혐오와 차별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 안산 선수에 대한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의 혐오와 차별 발언을 옮겨 쓴 기사를 모두 삭제할 것 △ 성평등위원회가 설치된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지본부는 안산 선수에 대한 자사의 기사가 차별과 혐오를 확산할 위험이 없는지 확인하고 점검할 것 등을 촉구했다.
안산 선수는 앞서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다. 그러나 안 선수의 짧은 커트 머리와 세월호 배지 착용, 광주 출신, 여대 재학, '웅앵웅' '오조오억' 신조어 등 사용이 '페미니스트'라며 성차별 및 지역 혐오성 공격을 받았다.
이에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에는 '안산 선수를 지켜달라'는 게시물이 쇄도했고, 연예계와 정치권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