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조별리그 경기 도중 일본 대표팀 한 선수가 부상으로 쓰러졌지만, 정작 현장에는 기본 의료 장비인 들것이 구비되지 않아 질타를 받고 있다. 결국 코치가 선수를 직접 들어 경기장 밖으로 옮기고 나서야 경기가 진행됐다.
일본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25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배구 A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에서 케냐를 만나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제압했다.
그러나 일본 여자배구 대표팀은 이 경기에서 얻은 승리보다 손실이 더 컸다. 일본 여자배구 대표팀의 에이스 코가 사리나가 심각한 발목 부상을 당한 것. 코가 사리나는 이날 3세트에서 케냐 선수의 공격을 블로킹하기 위해 떠오르다 착지하는 순간 오른쪽 발목을 잡고 쓰러졌다.
그런데도 선수를 실어 나르는 들것은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동료 선수들의 손짓에도 들것이 들어오지 않자, 결국 일본 코치진 중 한 명이 직접 손으로 코가 사리나를 들고 경기장 밖으로 나가야만 했다. 경기가 끝난 후 일본 여자배구 대표팀 관계자는 "(코가 사리나 발목의) 붓기가 굉장히 심하다. 가벼운 부상이 아닐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면서 스포츠팬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현지 한 누리꾼은 "연습 경기도 아니고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인데 선수가 넘어졌는데도 들것도 없고 의료진도 없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약 발목 부상이 아니라 심장마비와 같은 상황이 나왔다면 (의료진이 없어) 더 위험한 상태에 처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도 "보통은 들것으로 부상 선수를 운반할 텐데, 들것이 없는 것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소식을 접한 각국의 누리꾼들 역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영국의 한 누리꾼은 해당 동영상을 공유하며 "역대 최악의 올림픽"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한 누리꾼은 "언제 어떤 상황에 부상이 나올지 모르는 게 스포츠"라며 "들것이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고, 다른 누리꾼은 "혹시 우리나라 선수들이 다쳤을 때 저렇게 대처할까 두렵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부상을 당한 코가 사리나는 지난 27일 열린 세르비아와의 경기에 불참했다. 일본 매체에 따르면 "케냐와의 1차전에서 부상을 당한 코가 사리나가 합류하지 못했다"며 "벤치에 앉지 못하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른쪽 발목을 삐었지만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부상 정도를 전하기도 했다.